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빚은 티몬·위메프가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 채무 일부를 탕감받게 돼 미정산 셀러의 눈덩이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티몬·위메프는 29일 서울 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 위메프 정산 사태가 촉발된 지난 9일 이후 약 3주 만이다.
법원은 두 회사가 제출한 신청서를 검토해 기업 회생을 받아들일 지 결정한다. 두 회사가 회생 신청에 돌입하게 되면 채무 일부를 탕감 받을 수 있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하는 셀러가 늘어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파악한 판매자 정산 지연 금액은 지난 25일 기준 약 2134억원이다. 오는 9월까지 정산 주기가 도래하는 6~7월 판매 대금을 포함하면 미정산금은 1조원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티몬·위메프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 매출 채권은 약 35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영배 큐텐 대표는 이날 오전 긴 침묵을 깨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큐텐과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상 책임을 통감하며 그룹 차원에서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며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서 티몬·위메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자구적인 사태 수습은 포기한 모양새다.
국회와 경·검도 대응에 나섰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30일 오후 2시부터 티몬·위메프 정산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를 연다. 정무위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를 불러 현안을 파악하고 대책을 점검할 계획이다. 임의 출석 요구를 받은 구영배 큐텐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내일 현안질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검찰도 피해 소비자들의 고소·고발 건을 접수 받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 또한 이날 티몬 판매대금 미정산 문제 관련 2차 TF 회의를 열고, 정산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에게 56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및 소상공인진흥공단을 통해 긴급경영자금 2000억원을 공급한다. 정산지연액 또는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 한도 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으며, 소진공 대출 한도는 1억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소진공은 3.51%, 중진공은 3.4%의 금리가 적용된다.
금융권 자금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 협약 대출프로그램을 신설해 3000억원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조건은 추후 확정한다. 여행사 등 관광사업자 대출을 대상으로 총 600억원 한도로 이차보전 지원도 진행한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미정산 셀러 눈덩이 피해 현실로
-
민경하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