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수많은 논란을 낳은 '최후의 만찬' 패러디 영상을 삭제하고 공식 사과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논란이 된 것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 영상이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드랙퀸(여장 남자), 트랜스젠더 모델, 가수 등이 무대에 올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그려진 벽화 작품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열두 제자와 마지막 만찬을 먹으며 “너희 가운데 하나가 나를 배반하리라”라고 말한 성경의 구절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드랙퀸, 트랜스젠더 공연자들이 예수의 사도 역할을 맡아 긴 식탁 위에 둘러섰다. 식탁의 가운데 자리에는 예수 역할을 맡은 여성이 앉아있었다.
뒤 이어 온 몸을 파랗게 칠한 프랑스 가수 필리프 카트린느가 그리스신 디오니소스 역할로 등장해 식탁 위에서 '누'(Nu; 벌거벗은)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이에 교회 지도자들과 일부 보수 정치인들은 성경에 나오는 장면을 왜곡하고 기독교를 조롱한다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또한 노출이 부적절하다는 지적까지 이어졌다. 한 출연자는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그 아래로 성기처럼 보이는 부분이 노출됐고, 이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탄 것이다. 실제로는 스타킹이 찢어져 오인된 것으로 보인다.
공연을 본 시청자들 역시 “신성모독이다”, “끔찍하다. 역대 가장 최악의 올림픽”, “심지어 저 남성 앞에는 어린 아이까지 앉혀뒀다” 등 반응을 보였다. 엑스(X · 옛 트위터)에서는 올림픽 보이콧을 뜻하는 해시태그가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개회식 예술 감독인 토마스 졸리는 기획 의도에 대해 “사회 질서 파괴가 아닌 '포용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지만 반발이 계속되자 결국 사과했다.
2024 파리올림픽 대변인 앤 데캄프는 기자회견에서 “특정 종교 단체를 모독하기 위한 의도는 없었다. 불쾌감을 느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8일 올림픽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던 파리올림픽 개회식 동영상을 삭제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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