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업계에 사원으로 입사해 차장, 부장을 달았습니다. 여성에게 임원자리는 없다고 했던 PP 업계에서 국장이 되던 날 혼자 조용히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대표가 되었습니다.”
박란 동아TV 대표는 매년 적자로 힘들었던 LF계열 패션·뷰티 특화 케이블 채널 동아TV에 2017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업무를 시작했다. 현재 동아TV와 폴라리스TV, 디스토리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 취임 당시 적자였던 동아TV는 일년 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성공요인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고, 각 부서 간 소통을 통해 업무 정체현상을 줄인 것을 꼽았다. 잦은 회의를 줄이고 업무 속도를 높여 효율도 향상시켰다.
박 대표는 “내부 업무 소통과 효율이 높아진 토대 위에 동아TV 채널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패션쇼 주관방송사로서의 역할과 K컬처의 한 축인 패션을 전 세계에 알리고 세계 각국 패션쇼에 대한민국 대표 방송사로 참관했다”며 “국내 시청자들에게 최신의 세계 패션 트렌드를 안방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다양화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PP진흥협회) 제4대 회장을 지냈다. 회장직을 수행한 2년 동안 급변하는 국내 방송 시장 환경에서 PP사업자가 경쟁력을 갖추고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회원사 중지를 모아 유료방송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박 대표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환경과 시청자들의 보편적 시청확보를 위해 플랫폼 사업자와 PP 간 상생을 위한 채널평가제도와 현 시장에 적합한 법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방송영상시장은 기술발전에 예민한 산업이다. 유료방송 가입자들이 해외 플랫폼으로 이탈하는 시청 행태의 변화는 국내 플랫폼 사업자와 PP들에게도 생존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에 반해 정부 정책과 법 개정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전문인력양성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대표는 “급속히 발전하는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고 그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 대응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관계 부처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현장에 필요한 전문인력이 원활히 공급되면 중소 PP들의 전문인력 확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최근 작가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옥상 상담소'가 첫 결실이다. 박 대표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일상 이야기를 동화로 출간했다.
박 대표는 “30대에 유료방송시장에 합류하게 돼 60세를 바라보게 되면서 퇴직 후에도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며 “작가로는 아직 미완성이라 작가라는 호칭이 부끄럽지만, 계속 글을 쓴다면 조용히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