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크게 늘리며 카드업계 시장점유율을 흔들고 있다. 공격적인 확장 전략으로 1위사 신한카드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모습이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카드 이용실적은 81조2090억원으로 전년 동기(78조1484억원) 대비 약 3조원 증가했다. 국내 카드사 중 1위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2위를 기록한 현대카드 이용실적은 81조1371억원으로 1위와 격차를 700억원까지 좁혔다. 전년 동기 이용실적이 71조618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6조원 이상을 따라잡은 셈이다.
뒤를 이어 △삼성카드 72조7396억원 △KB국민카드 64조6172억원 △롯데카드 47조7494억원 순이었다.
현대카드가 단기간 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유로는 특정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개인화 마케팅이 꼽힌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확대와 애플페이 도입, 해외여행객 공략 등 충성고객 확보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PLCC는 카드사가 아닌 기업 브랜드를 내세워 공동으로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해당 기업 이용시 혜택을 특화한 카드다. 마케팅 비용을 함께 부담하고 수익을 일부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일반 제휴카드와 다르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첫 PLCC를 출시한 이후 국내 카드사 중 해당 분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항공, 자동차, 유통, 식음료, 포털, 패션 등 다양한 분야 기업과 손을 잡은데 이어 가장 최근에는 지난 5월 CJ올리브영과 함께 19번째 PLCC를 출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엔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애플페이를 론칭하면서, 도입 한달 만에 20만명 이상 신규회원을 유치했다.
올 상반기 현대카드 개인회원 수는 1231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1179만명) 대비 52만명가량 증가한 상태다.
올해 여행객들 사이에서 아멕스와 대한항공 카드 등 해외여행에 특화된 현대카드 이용이 크게 증가한 것도 실적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상반기 현대카드 해외이용금액은 1조839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413억원, 당시 4위) 대비 37.1% 급증하며 카드업계 1위로 등극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이용자 수 증가와 함께 이용실적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해외 이용실적은 아멕스, 대한항공 카드 등 해외 이용율이 높은 카드와 애플페이가 시너지를 내며 압도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