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 무대 '센강'이 '똥물논란'으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센강에서 수영 후 구토를 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생중계 화면에 포착됐으며,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대장균 감염, 위염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4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트라이애슬론 혼성 릴레이 팀은 지난달 31일 개인전에 출전한 클레어 미셸 선수가 치료를 위해 선수촌 내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혼성 경기 기권의사를 밝혔다.
미셸은 지난달 31일 트라이애슬론 여자 개인전에 출전해 센강에서 수영한 바 있다.
벨기에 올림픽 위원회는 미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거부했지만, 현지 일간지 데 스탠다드(De Standaard)는 그가 센강에서 수영한 후 대장균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경기를 포기한 선수는 스위스에서도 나왔다.
지난 3일 스위스 남자 개인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출전한 아드리앙 브리포드는 위장 감염으로 기권을 선언했다. 스위스는 트라이애슬론 혼성 릴레이 출전은 이어간다고 밝혔으나 브리포드의 기권으로 선수 명단을 변경했다.
스위스 올림픽 위원회 역시 선수의 위장 감염이 센강의 수질과 관련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3일 기권한 브리포드에 이어 그를 대신해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던 시몬 웨스터만도 같은 감염병 증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센강의 수질 문제는 개막 전부터 꾸준히 지적돼 왔다.
센강은 지난 1923년부터 수질 문제로 입수가 금지된 곳이다. 프랑스는 이에 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대대적인 정화 작업을 벌였으나 여전히 입수는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파리시가 경기를 강행하면서 엄청난 정화작업 예산을 투입하자 온라인에서는 '센 강에 똥을 싸자'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센강의 수질을 조롱하는 캠페인이 이어졌다.
세계 트라이애슬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장균은 100㎖당 최대 1000CFU 이하인 경우 '좋음'으로 간주해 경기가 가능하다.
지난달 31일 기준 센강 샘플에서 검출된 대장균은 249CFU. 기준치는 충족하는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질 테스트가 단순히 물에 떠다니는 박테리아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실제 수영 시 선수에 노출되는 위험을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했다.
비가 내리면 오폐수가 그대로 센강에 유입되는 문제도 있다. 실제로 파리올림픽 개막 이후 수질이 개선되지 않아 이틀 연속으로 공식 훈련이 취소되기도 했다. 트라이애슬론 남자 경기 역시 수질 검사 결과로 인해 하루 연기돼 열린 것이다.
그럼에도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센강에서 검출되는 박테리아가 선수들이 수영하기에 안전하다고 고려되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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