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서방에서 지원받은 F-16 전투기가 본격적으로 임무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군 기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게 연설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꼬리 날개에 우크라이나군 휘장을 그린 F-16 전투기 2대 옆에 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종사들에게 “”F-16이 우크라이나에 있다. 우리가 해냈다“며 ”이 전투기를 익히고 조국을 위해 조종하기 시작한 군인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행사장 위로 또 다른 2대가 비행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그는 F-16이 이미 우크라이나를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말했지만, 우크라이나 전투 임무 수행에 들어갔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옛 소련 구형 전투기에 의존해온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침공하자 서방에 F-16 전투기를 지원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F-16를 보내기 시작했다. 다만 현재까지 몇 대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대가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F-16이 전황의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GM-88 함(HARM) 대레이더 유도 미사일, 장거리 합동직격탄(JDAM) 등 여러 유도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신은 이번에 전달된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사기 진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 전투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적되는 점은 조종 인력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에 자국 공군 조종사들을 보내 F-16 조종 교육을 해왔다. 그러나 숙련된 조종사도 1년 걸리는데다, 핵심 용어를 교육받는 기간만 4개월에 달해 올 여름 조종사 투입 가능 인력은 단 6명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F-16 제공이 수 차례 지연되면서, 그 사이 러시아가 전술을 수정해 F-16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최근 우크라이나 공군 기지를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을 F-16 사용을 방해하려는 공작으로 해석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F-16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 많은 사람이 훈련을 받고 있다”고 자평하고 서방에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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