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강홍규 차세대에너지연구소 책임연구원팀이 강범구 숭실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디스플레이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자 성능을 높이고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고분자 소재인 정공수송층 신물질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정공수송층은 OLED 및 태양전지와 같은 전자 소자에서 양극과 발광층 사이에 위치해 정공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층이다. 상용화한 디스플레이 소자 가운데 OLED는 각각의 픽셀이 자체적으로 빛을 발산해 뛰어난 화질과 명료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디스플레이 시 필요한 부분만 발광하기 때문에 소비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빛을 발하는 구조로 특정 이미지가 오랫동안 표시되면 OLED 디스플레이가 열화돼 화면에 잔상이 얼룩처럼 남는 번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OLED 소재의 노화로 화면의 밝기가 저하될 수 있다. OLED의 성능을 높이고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은 열에 의한 안정성뿐만 아니라 용매 안정성에서도 문제가 있는 기존 유기 전도성 고분자(PEDOT) 기반 정공수송층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폴리(트리페닐아민) 기반 정공수송층 소재를 개발했다. 트리페닐아민(TPA)은 세 개의 페닐기가 하나의 질소 원자에 결합된 구조를 가진 화합물로, 주로 유기 반도체와 정공수송층 소재로 사용한다.
새로 개발한 신규 고분자는 정공수송층의 용매내성을 활용했다. 신규 고분자를 200℃ 이상의 온도에서 열처리해 용매내성을 부여함으로써 용액공정 중에도 정공수송층이 붕괴되지 않아 용액공정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는 TPA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정공수송층 소재 합성 및 특성 분석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합성한 폴리 폴리머는 정확하게 제어한 분자량과 좁은 분자량 분포를 갖고 있다.
기존 PEDOT을 사용한 장치와 비교해 최대 휘도 1만5900 칸델라 매 제곱미터(㏅/㎡), 최대 발광 효율 4.8 칸델라 매 암페어(㏅/A)로 각각 4배, 9배 이상의 성능 향상을 보였다. 417℃의 분해 온도와 205℃의 유리 전이 온도를 보여 높은 열적 안정성을 갖고 있으며 용액 공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고가 증착 공정을 대체할 수 있어 생산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디스플레이용 OLED 소자의 열적 안정성과 발광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으며, OLED 제조 공정의 효율을 높이고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홍규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대규모 생산에 적합한 소재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OLED 제조 공정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책임연구원과 강 교수가 지도하고 장준호 GIST 박사와 장우재 숭실대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개인기초연구사업(기본연구),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나노팹활용지원사업과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고분자과학 권위지 '유럽 고분자 저널'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