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6살 여아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등장인물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상표권을 위반했다며 여권 신청을 거부당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최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월트셔주에 사는 여성 루시(39)는 6살짜리 딸 칼리시와 프랑스 파리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여권사무소에서 딸의 여권을 발급 신청했다.
그러나 얼마 뒤 우편을 통해 여권 발급이 거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딸의 이름이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주인공과 똑같기 때문에 워너브러더스(HBO)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루시는 '왕좌의 게임'의 팬이라 딸의 이름을 드라마 주인공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의 다른 이름인 '칼리시'로 지었다.
하지만 이름때문에 여권 발급이 거절당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루시는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변호사에 법률 자문을 구했다.
변호사는 “왕좌의 게임에 대한 상표권은 있지만, 이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상표권일 뿐이며 사람의 이름에 대한 상표권은 아니다”라며 이름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루시가 이 사연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리고 BBC까지 취재에 나서자 여권사무소는 루시에게 다시 연락해 발급 거부가 담당 직원의 실수로 인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루시는 “우리는 함께 보내는 첫 휴가를 정말 고대하고 있었다. 여권 발급 거절에 충격을 받았다. 출생 증명서는 발급됐는데 여권이 발급되지 않아 이해가 안 되고 답답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난 이 문제가 SNS로 알려져 해결됐다고 생각한다”며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을 것. 그 사람들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권사무소를 운영하는 내무부 대변인은 “(칼리시의) 여권 신청은 처리 중이며, 이번 일로 불편을 겪은 가족에게 사과드린다”며 “여권 발급 거절은 이름을 변경하는 이들에게 적용되는 지침”이라고 해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