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이 세계 1위 노광장비 업체인 ASML 출신 인사를 반도체 사업 수장으로 영입했다. 주성의 핵심인 반도체 장비 사업 확대와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이우경 전 ASML코리아 대표를 영입하고, 오는 11월 출범하는 반도체 사업 신설법인의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회사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회사는 인적분할하는 반도체 사업회사 공동대표를 기존 황은석 대표 체제에서 황은석·이우경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1월 1일을 목표로 기업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존속법인은 '주성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반도체 사업은 '주성엔지니어링'으로 인적분할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태양광 사업은 '주성룩스'로 물적분할한다. 이우경 대표는 인적분할하는 주성엔지니어링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37년간 반도체 업계에 몸을 담은 전문가다. 인하대에서 응용물리학 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대전자(현 SK 하이닉스)와 노벨러스코리아(현 램리서치코리아)를 거쳐 2009년 10월 ASML코리아에 합류해 15년간 근무했다.
그는 ASML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ASML이 2010년 EUV 노광장비의 첫 테스트 장비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2019년부터 양산 장비를 출하해 본격 성장하는데 일조했다. 삼성전자 고객담당 총괄 임원 부사장을 거쳐 2020년 ASML코리아 대표를 맡아 지난 6월30일까지 이끌어왔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이우경 대표를 영입한 건 반도체 장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2029년까지 매출 4조원, 시가총액 50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역대 최대 매출은 지난 2022년 기록한 4379억원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10배 가량 늘려야 해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또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제조용 원자층증착(ALD) 장비에 이어 차세대 제품으로 현 반도체의 주원료인 실리콘(Si)을 질화갈륨(GaN), 비소화갈륨(GaAs)으로 대체할 수 있는 ALD 장비도 개발, 3년 내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워 신규 사업을 개척할 인사도 필요하다. EUV라는 신개념 노광장비를 시장에 공급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우경 대표는 황철주 회장 아들인 황은석 현 주성엔지니어링 미래전략사업부 총괄 사장과 공동 대표를 맡는 점도 눈에 띤다. 주성엔지니어링 성장과 동시에 경영 수업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신설될 주성엔지니어링이 기존 단독대표 체제에서 황은석·이우경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됐으나 공동대표 체제는 기업분할 전까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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