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사의 유인 우주선 'CST-100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 미 항공우주국(NASA ·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 고장으로 당초 계획보다 훨씬 오랜 기간 체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사는 보잉의 경쟁사인 스페이스X 우주선을 타고 '내년' 지구로 귀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사는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스타라이너 비행 임무에 참여한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배리 부치 윌모어(61)와 수니 윌리엄스(58)의 지구 귀환에 스페이스X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안을 선택하게 되면 스페이스X는 오는 9월 크루 드래건 4개 좌석 가운데 두 자리에만 우주비행사를 태워 ISS로 발사한다.
이후 내년 2월 두 개의 빈자리에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태워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 나사는 6개월마다 소속 우주비행사들을 태운 우주선을 ISS로 보내 교대하기 때문이다. 스타라이너는 무인 비행으로 먼저 지구로 귀환을 시도한다.
당초 윌모어와 윌리엄스의 ISS 일정은 단 8일이었다. 그러나 스타라이너가 ISS에 도킹하는 과정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체류 기간이 2개월가량 길어졌다. 만약 내년 2월 귀환하게 되면 단 8일이었던 일정은 8개월 가까이로 길어지게 된다.
다만 이번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나사는 이달 중순까지 이 문제를 결정하고 보잉과 스페이스X와 논의할 예정이다.
스타라이너는 지구와 ISS를 오가며 우주비행사를 수송하기 위해 개발된 보잉의 유인 캡슐이다. 지난 6월 5일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태우고 ISS로 향한 비행이 스타라이너 최초의 유인 임무다.
만약 다음 주,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으로 귀환하는 일정이 확정되면 보잉의 우주사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반면 스페이스X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스페이스X에 대한 정부의 의존성은 더 부각될 것”이라며 “이 회사는 미국 정부의 우주 프로그램에서 필수적인 파트너로서 입지를 더 공고히 하고 있다”고 짚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
서희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