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여러 혁신 주체와 협력해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나섰다. 대학·지자체와 힘을 모아 특화 산업 기술, 유망한 인력이 지역에 움트게 한다. 게다가 기관 기술사업화 파트가 참여해 결과를 성과로 키워낸다. 지난해 시작한 '학연 협력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 얼개다. 출연연 맏형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전북대, 전북도와 전북지역 기술 성장의 물꼬를 트는 이 사업이 2년차를 맞은 현재, 그간 성과를 살피고 이후 계획도 함께 살펴본다. 〈편집자주〉
학연 협력 플랫폼은 출연연, 대학, 지자체, 기업이 지역 경제 발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기반이다.
날로 중요해지는 지역 활성화 필요성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역대학과 출연연 주도 지역 과학기술 혁신 역량 고도화를 목표로 사업을 입안했다. 그리고 과학기술 연구개발(R&D) 기반 생태계를 탄생시키는 조정자로서 출연연이 나섰다.
KIST는 전북대학교·전북특별자치도와 '첨단 모빌리티 소재·부품' 기술 기반으로 호남·제주권 신성장 동력 마련에 나섰다.
전문인력 양성과 신기술 육성, 기술이전·창업의 세 가지 추진 전략으로 지역에 활기를 더하고자 했다.
전문인력 양성 차원에서는 △전북대 △비나텍 △천보 △동우화인켐 △SK넥실리스 △일진하이솔루스 등과 'JBNU-KIST 산학연융합학과'를 개설하고, 학위과정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특화 산업 영역인 탄소복합소재 등의 분야 석·박사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산·학·연 공동프로젝트로 실무형 인재 양성에 집중했다.
KIST 선·책임급 연구원인 13명 학연 교수를 비롯해 총원 48명(지난해 2학기 기준 교원 규모)이 JBNU-KIST 산학연융합학과에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수요자 중심 전공 교과목을 운영하면서 지역 내 탄소복합재 및 2차 전지 기업과 공동과제에 참여해 해당 기업 취업 연계도 도모했다.
또 전북대와 함께 탄소 융복합 소재, 이차전지 분야 공동연구로 지역 혁신 기반이 될 신기술 개발, 성과 확산도 추진했다.
융합형 공동 연구로 기술 기틀을 잡고, 기업이 참여하는 사업연계 R&D(R&BD)로 저변도 확대했다. 이후 지역 협력 기관 조력으로 사업화 촉진에도 나섰다.
이미 다양한 기술이 움트고 있다. △탄소 및 고분자소재 △탄소복합소재 △이차전지소재 △이차전지분석의 4개 신기술 육성 분야 R&D를 수행, 1년 차에만 논문 21건(목표 4건)과 특허 9건(목표 4건)을 도출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KIST는 구현 기술 기업 이전, 창업 기반화에도 치중한다. KIST 기술사업화 파트가 직접 나서 총 3단계 '기술이전·창업 패스트 트랙'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대 등과 융합형 연구로 도출한 연구 결과물 분석이 첫 번째 스텝이다. 이로써 기술을 기업에 매칭한다.
뒤이어 고품질 특허를 창출하는 '전북(J)-유레카 사업', 기업수요 발굴 및 활용을 돕는 '전북(J)-클럽', 본격 상용화를 지원하는 '전북(J)-인더스트리 브릿지 프로그램' 등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특허 포트폴리오도 구축한다.
마지막 스텝은 성장 지원이다. 기술이전 기업, 창업 기업 등이 큰 무대에 나설 수 있도록 시제품 제작 지원, 기술 경영 전문가 자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적잖은 성과가 이미 나왔다. 1년 차에만 19건 기술 이전으로 4억원 기술료를 창출했고, 11건 기술자문, 5곳 '전북(J)-클럽' 구축 등 실적을 거뒀다.
임환 KIST 기술사업전략본부장은 “지역이 바로 서려면 핵심 기술과 고유 특화 산업, 양질의 일자리 3박자가 갖춰져야 하고 연구소·대학·기업·지자체가 협력해야 한다”며 “다른 주체와의 협력과 우리 기관의 전방위적 노력을 더해 전북의 혁신생태계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