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디즈니+ '폭군'의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신예 조윤수를 정점으로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등 내공있는 배우들이 힘을 합친 박훈정 표 '마녀' 스핀오프가 글로벌 시청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는 14일 공개될 디즈니+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이 작품은 연출자인 박훈정 감독의 대표작 '마녀' 스핀오프 컬러를 지닌 작품으로, 총합 150분의 러닝타임을 4부작으로 나누면서 감독 특유의 파격적인 톤과 캐릭터 각각의 매력을 조금 더 강조해냈다.
'폭군'의 매력은 배우 하나하나의 중의적인 매력과 함께, 정주행으로 몰아봤을 때와 개별회차로 나뉘어 봤을 때의 매력이 각각 다르다는 점에 있다.
우선 개별단위로 봤을 때는 K콘텐츠 장르물 코드를 하나씩 상징하는 듯한 매력을 보인다. 우선 첫 회차 '배달사고'는 이중인격 채자경(조윤수 분)이 탈취한 '폭군 프로그램' 샘플을 차지하려는 날카로운 스릴러물의 흐름과 함께 국가정보원 산하 비밀조직의 국장인 최국장(김선호 분)와 이를 경계하는 사국장(김주헌 분), 이기영 사이의 대결구도가 강조되는 모습이다.
물론 두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만남은 없지만,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톤의 최국장(김선호 분)과 욕망에 가까운 톤의 1차장(이기영) 사이의 화법 중심으로 꾸려지는 장면들은 K콘텐츠 정치물의 느낌을 묘하게 갖게 한다.
2회차 '청소부들'은 옴니버스 콘텐츠에 가깝다. 숲 속 낯선 크리처의 감염과 함께 이어지는 '불친절한 신사' 임상(차승원 분)의 냉혹한 액션은 크리처물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또 무허가 병원에서 펼쳐지는 조윤수의 광기어린 사투, 사국장-최국장 사이의 얌전한 독설대결 등은 액션스릴러물의 매력처럼 다가온다. 또한 각각의 시그니처들은 '폭군'의 서로 다른 정의로도 느끼게 한다.
3회차 '쫓는 자들'과 최종회차 '폭군'은 앞선 장르톤들을 아우르는 엔터테이닝 액션스릴러로 느껴진다. 크리처를 핵심에 두고 동상이몽 액션합을 주고받는 임상과 채자경의 모습과 함께, 영어와 한국어를 오가며 거친 깐족거림과 함께 협박을 일삼는 폴(김강우)과 담백묵직한 톤의 최국장 사이의 말대결은 한국 폭군과 미국 슈퍼휴먼의 파워대결로 연결되며 정점을 찍는다.
이렇듯 '폭군' 개별회차의 K콘텐츠 매력들을 하나로 뭉쳐보면 '마녀'를 색다른 톤으로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핵심은 물론 조윤수다. 김다미·신시아 등에 이어지는 세 번째 '마녀' 조윤수의 캐릭터 '채자경'은 크리처와 동일화된 듯한 오빠인격의 강렬한 액션과 이를 나무라면서 리본 머리핀의 순수함을 잊지 않는 이중인격을 보이면서, 불완전한 상태에서 완전해져가는 '마녀'의 모습을 띤다.
이를 연기하는 조윤수의 양극단 캐릭터호흡은 작품을 보는 재미는 물론, 신예배우로서의 연기감각을 새롭게 느끼게 한다.
이러한 조윤수의 활약 이면에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등 명배우들의 만남은 블랙유머처럼 비쳐지는 '거친 친절함'의 샷건 신사 임상, 담백하고 가벼운 듯 묵직한 바탕을 차지하는 최국장, 깐족거림 끝에 강렬한 내면욕망을 내미는 폴 등 각 캐릭터들의 정체성과 함께, 액션스릴러 장르 속 각 배우들의 매력정점을 강조하는 듯한 모습으로 몰입감을 준다.
이처럼 디즈니+ '폭군'은 신예 조윤수를 내세운 박훈정 표 '마녀' 스핀오프라는 기본 성격과 함께, '뭉쳐보면 K-스릴러, 따로 보면 K장르물 총합' 느낌의 시리즈물로 보여진다.
한편 디즈니+ '폭군'은 총 러닝타임 159분의 4부작 시리즈물로, 오는 14일 전회차 공개된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