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광진구갑)은 12일 유튜브 등 정보통신서비스에서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이른바 '사이버 레커 피해 구제법'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특정 이슈를 주제로 자극적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슈 유튜버인 '사이버 레커'가 꾸준히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유명 유튜버 쯔양도 '사이버 레커 연합회'라는 모임 소속의 일부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거금을 갈취당하는 등 피해 사실이 공개되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행법상 악의적 명예훼손은 처벌이 가능하지만, 가해자가 정보통신망에 자극적인 정보를 올림으로써 큰 수익을 얻는 사례가 빈번해 범죄예방 효과에서는 미약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또 이용자가 불법 정보를 신고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한 법적 제재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 의원은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을 통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하도록 했다. 또 유튜브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이용자가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 및 불법 정보를 신고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할 의무를 부과했다. 이 외에도 비방 영상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가 취득한 수익을 몰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이 의원은 “가짜뉴스와 불법 콘텐츠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불법 정보를 신고할 수 있는 절차 마련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악의적 영상을 통해 얻은 이익을 몰수하게 하여 제2의 쯔양 사태가 재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6일 이진숙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도 '쯔양 사태'를 언급하며 주무 기관인 방통위의 무대응, 무대책을 지적하고 “EU는 아동 성적 학대 자료를 포함한 유해·불법·허위 콘텐츠를 신속하게 제거하도록 기업에 책임을 묻는다”며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를 사례로 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