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잔인한 생체 실험을 자행한 731부대 출신으로 당시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한 시미즈 히데오(94)가 중국을 찾아 사죄했다.
13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미즈씨는 이날 오전 중국 하얼빈 731부대 유적지를 찾아 일본군의 만행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14살이었던 1945년 하얼빈 731부대로 가서 '소년병'으로 복무했다. 시미즈씨는 표본실에서 포르말린병에 담긴, 해부된 다양한 인간 장기를 봤고 실험 대상으로 사용된 죄수들의 뼈를 수집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또 일본 항복 직전 731부대는 범죄 증거를 감추기 위해 감옥 등 시설을 폭파했고 수감자들을 학살하고 시신을 불태웠으며, 자신은 폭탄 운반과 불태운 유골을 수습하는 일에 참여했다고 털어놨다.
시미즈씨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국에 온 것은 일본 당국이 역사를 직시하고 평화를 수호하며 전쟁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 자신이 731부대원 출신이라는 것을 밝히고 공개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일본국 만행을 공개적으로 증언해왔다.
방문에 앞서 그는 기고문에서 “저는 살아생전에 중국침략 일본군 제731부대 유적지로 돌아가 피해를 입은 중국 인민들에게 가장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들의 반성과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어렵게 얻은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전쟁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년 동안 손주를 볼 때마다 당시 표본실에서 봤던 영유아 표본이 떠올랐다”며 “매번 생각이 날 때마다 고통과 죄책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시미즈씨가 중국 땅을 밟은 것은 일본으로 돌아간 지 79년 만에 처음이다.
하얼빈의 731부대 죄증(罪證·범죄증거) 진열관 진청민 관장은 “시미즈씨가 하얼빈에 와서 참회하는 마지막 731부대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731부대는 중국을 침략한 일본 관동군이 2차 세계대전 중인 1930년대 중국과 동남아 생화학전 중추 센터로서 하얼빈에 세운 비밀 생화학 및 화학전 연구 기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731부대 인체실험 과정에서 최소 3000명이 희생됐고, 일본의 생물학 무기에 따른 중국 내 사망자는 30만명이 넘는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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