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로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인공지능(AI) 선두주자인 미국 엔비디아에 필적할 만한 새로운 AI 칩을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13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의 새로운 칩 '어센드 910C'(중국명 성텅 910C)은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인터넷 및 통신 회사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들 업체에게 신규 칩을 “엔비디아의 H100과 유사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엔비디아 H100은 A100의 상위 제품으로, 현재까지 상용화된 AI 칩 가운데 가장 최신 제품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견제로 중국에는 직접 판매되지 않는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이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H20 등 저사양칩을 중국 수출용으로 출시한 바 있다.
화웨이의 새로운 AI 칩은 미국 제재를 극복하고 중국 AI 산업에서 미국 기술을 삭제하기 위한 노력의 핵심이다.
틱톡(TikTok) 모회사 바이트댄스, 검색 엔진 기업 바이두, 국유 통신사 차이나 모바일 등 중국 현지 회사들이 어센드 910C 구매를 위한 초기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화웨이는 이르면 10월, 어센드 910C 출하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화웨이와 잠재 고객 간의 초기 협상에 따르면 이 칩의 주문량이 7만 개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고, 주문액은 약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화웨이의 신제품으로 중국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 증시에서 큰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13일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6.53% 상승한 116.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4.08% 상승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시가총액도 2조8 560억 달러로 증가하며 다시 3조 달러 진입에 한 걸음 다가섰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