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SK하이닉스와 경기 이천시가 큰 주목을 받은 광고가 나왔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를 배경으로, 한 초등학생이 '이천의 대표적인 특산품을 적으시오'라는 시험 문제에 답을 '반도체'라고 적어냈다가 틀렸다. 답은 이천의 특산품으로 잘 알려진 쌀과 도자기, 복숭아만 인정됐다. 이 학생은 아버지와 함께 “이천은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의 고장입니다”라며 국내외 홍보에 나선다.
이 광고 덕분에 시는 전통적인 특산물에 반도체라는 첨단 특산물을 추가했다. 농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첨단 기술 산업이 발달한 도시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SK하이닉스는 기업 이미지를 친근하고 위트 있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반도체는 현재 특산물에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바로 시가 받는 다양한 규제 때문이다.
시는 SK하이닉스 인근 대월면 구시리에 4만5000㎡ 규모 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시 최초 첨단산단이다. 그러나 좀 더 넓은 부지를 확보 못해 당초보다 규모를 줄여 발표할 수 밖에 없었다. 수도권 정비법(수정법)으로 인해 산업단지의 규모가 6만㎡ 이하로 제한을 받은 데다, 인근에는 절대 농지가 있어 크기가 줄어들어 아쉬움이 크다.
SK하이닉스는 옆에 붙어있던 현대엘리베이터가 2022년 충북 충주시로 떠난 부지를 매입했으나, 규모가 작아 반도체 팹은 건립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활용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법 규제 완화와 첨단 기업 유치를 위해 김경희 시장은 이상일 용인시장과 '반도체산업 기반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주변 7개 시·군과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규제개선 시·군 간담회' 등 불합리한 규제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40여년 간 수도권을 규제하고 있는 수정법이 완화돼 첨단산단을 조성하는 이천시에기업이 들어서는 핑크빛 미래가 펼쳐지길 기대한다.
이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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