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허가가 이르면 내달 초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의료기기 업계는 10월 중 백신 접종을 위한 의약품 공급 준비에 착수하는 한편 품귀현상이 일고 있는 치료제와 진단키트 공급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 모더나코리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내달 중 허가를 완료하고, 정부의 10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맞춰 의약품 공급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24~2025절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 의약품으로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을 선정했다. 각각 523만, 200만, 32만 회분씩 총 755만 회분이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한국법인이, 노바백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허가와 공급을 책임진다.
3종의 백신은 모두 작년 유행하기 시작한 JN.1 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개발된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KP.3이지만 두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방역 당국은 예상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식약처 백신 허가에 따라 10월 백신 접종 일정도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선제적인 백신 접종과 함께 치료제, 진단키트 등 수급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357명으로 올해 정점을 찍은 2월 첫째 주(875명)를 넘어섰다. 지난달 둘째 주만 해도 100명대였는데, 약 한 달만에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특히 이달 말 개학이 시작되면 환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백신뿐 아니라 치료제, 진단키트 등 공급 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급격한 환자 수 증가로 수급 차질을 빚자 정부와 협의해 긴급 공급 확대에 나선 것이다.
실제 질병청은 이달 내로 화이자 팍스로비드, MSD 라게브리오 등 경구용 치료제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오상헬스케어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들도 지난달 말부터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코로나19 치료제 수급이 원활치 않으면서 감기약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대비, 대원제약 등 제약사들도 일찌감치 주력 종합감기약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코로나19 진단키트 주문량이 전월 대비 10배 이상 폭증했다”면서 “현재 코로나19 유행이 글로벌로 확산하는 만큼 생산량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코로나19와 독감까지 진단하는 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