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유무선 통신시장 포화를 맞아 수익성에 초점을 둔 질적 성장 전략에 무게추를 둔다. 회선 확대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은 지양하고 고객 이탈 방어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본업인 유무선 실적이 버팀목이 돼야 인공지능(AI)·기업고객(B2B) 서비스 등 신사업을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15일 이통 3사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855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1% 감소했다. SKT만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익이 늘었고 KT와 LG유플러스는 두 자릿수 줄었다. 양사 모두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도 있지만 그간 실적을 떠받쳐온 유무선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것도 주된 요인이다.
이통 3사의 올 2분기 이동통신 매출 증가율은 1~2%대에 머물렀다. 1분기에는 3사 모두 2% 미만에 그쳤다. 사실상 이동통신 시장이 성장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이미 휴대폰 가입자가 인구수보다 많은 5700만 회선에 달하는 포화 상태로 신규 가입자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매출 성장을 견인해온 5G 보급률도 이미 70%를 넘어서며 확장 여력이 한계에 직면했다. 유선 부문 역시 시장 선두인 KT의 인터넷 가입자 증가율이 0.9%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이통 3사 모두 유무선 사업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정한 AI·B2B 영역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본업은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의 비용 효율을 높이는데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3사 모두 올 들어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2분기 마케팅비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SKT는 5.1%, KT는 2.9%, LG유플러스는 3.3% 줄였다.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등 경쟁촉진 정책에도 불구하고 비용 지출을 최소화한 것이다.
가입자 유치 경쟁 또한 공성 보다는 수성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신규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한 보조금 살포 경쟁이 아닌 장기고객 혜택 강화 등을 통해 기존 고객 해지율을 낮추는데 주안점을 뒀다. 기존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비용 지출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SKT는 0%대 해지율을 유지하고 있고 KT와 LG유플러스는 1%대 해지율을 다시 0%대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질적 성장 지표인 ARPU 방어도 중요해졌다. 객단가를 의미하는 ARPU가 높을수록 수익성이 높은 우량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는 올 2분기부터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한 핸드셋 ARPU를 공개했다. 시장에 명확한 지표를 제공하면서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분기 LG유플러스 핸드셋 ARPU는 3만5064원으로 KT 3만4507원을 앞섰다.
SKT는 올 하반기 경영 전략으로 “유무선 사업 실적을 공고히하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유통체계 간소화로 질적 성장 이루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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