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AI)에 수조원을 투자하는데 한국이 AI 시대에 앞서갈 수 있을까요?”
AI 분야 취재원을 만날 때마다 종종 물어보는 질문이다.
미국은 이러한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은 물론이고 자율주행차, 의료, IT인프라에 AI를 활발하게 접목하고 있다. 중국은 자율주행차는 물론 로봇, 센서를 비롯한 AI 생태계에 국가적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은 높은 제조경쟁력 기반에 첨단기술 연구개발(R&D) 지원까지 더해 글로벌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일본 도쿄에 아시아 첫 거점을 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문현답일까. 한 AI 기업 대표는 “한국은 위기 때 오히려 기회를 잡는 국가”라고 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초고속통신망과 함께 인터넷 시대를 열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모바일 시대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이 AI 시대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은 우리 AI 산업에도 분명 기회가 있다는 희망에 힘을 싣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안전, 신뢰 및 윤리'를 주제로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7%가 AI 기술의 잠재적 위험보다 이점이 많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은 규제보다 혁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위기의 시대를 헤쳐가는 데 특별한 해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수 인재를 찾아 채용하고,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혁신과 기업 간 협력, 정보 교류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런 속담이 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가 만들어진 목적은 아니다.”
지금은 거친 바다를 건너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힘차게 항해를 해야 할 때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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