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가 늘어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위탁개발생산(CDMO)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앞으로 6년간 연평균 9.0% 성장하며 2029년 8063억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부터 미생물,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다양한 CDMO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최대 규모인 이엔셀은 오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총 공모금액은 240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431억원 규모다. 지난 12~13일 실시한 일반 공모청약에서 9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크다. 공모가도 희망공모밴드(1만3600~1만5300원) 최상단인 1만53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엔셀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는 'GMP 제조 다품목 최적화 기술'로 17개사와 33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국내 최대 레퍼런스를 보유했다. 현재 노바티스와 얀센의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중앙세포처리센터(CCPC)로 지정돼 각각 상업, 임상 3상용 B세포 림프종 치료제 반제품을 위탁개발생산 중이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27년 417억7000만 달러(54조8231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은 기술 발전으로 1세대인 생물학적 제제·단백질 치료제에서 2세대 항체의약품, 3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아직까지는 임상에 필요한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점차 의약품 허가를 받는 세포유전자치료제가 늘어나면서 CDMO 시장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 계열사 GC셀(지씨셀)은 항암면역항암제 '이뮨셀엘씨주'를 생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2022년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 지분 100%를 인수하며 해외로 외연을 확장했다. 지씨셀은 지난달 유씨아이테라퓨틱스와 CAR-NK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를 체결하는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계열사 마티카바이오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텍사스에 CGT 맞춤형 CDMO 시설을 지난 2022년 완공해 2023년 자체 세포주 마티맥스를 개발했다. 최근 CGT 분야에서 수주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 2~3년 안에 미국에 2공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2공장이 완공되면 마티카바이오 생산용량은 기존 500L에서 2000L로 늘어난다.
SK그룹도 SK팜테코를 통해 프랑스·미국 기업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래성장전략으로 CGT 사업을 언급한 바 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을 통해 네덜란드 소재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약 76%를 인수해 현재 생산시설 확충에 한창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국내 제약사들은 다른 쪽인 미생물 CDMO나 ADC 쪽으로도 뛰어들고 있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미생물 CDMO로 방향을 잡았다. 한미약품은 평택에 바이오플랜트를 만들고 미생물 CDMO 사업을 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임상시험 초기 단계부터 허가 획득, 시판 등에 이르기까지 전주기 경험 보유, 미생물세포 활용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프리필드 시린지(사전충진형 주사기) 등이 강점이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위탁연구(CRO)로 사업 확장 의지를 밝혔다.
대웅제약은 대웅바이오에서 1460억원을 투자했다. 미생물 기반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시작으로 CDMO까지 간다는 계획이다. 종근당은 자회사 경보제약으로 ADC CDMO 사업을 하고 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