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개발 및 투자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도 직간접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7월까지 AI 가전 판매량이 15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TV,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15개 품목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인데, 최근 3개월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된 가전 3대 중 2대가 AI 가전이라고 한다. 특히 드럼세탁기와 로봇청소기는 전체 판매량의 90% 이상을 AI 기능을 접목한 제품이 차지했다.
이는 AI 기술이 소비자 일상 속에 스며들고, 생활 가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AI 기술을 경쟁 업체에 앞서 개발하고, 제품에 신속하게 적용하는 것이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소비자가 AI 기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가전산업이 최전선에 있지만, 제조업 등 다른 주력 산업도 AI를 어떻게 접목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AI 수요가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산업도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2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62%나 급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전환하며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앞으로 AI 기술은 단순히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기 간의 연결성을 강화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것이다. 또 AI 기술이 단지 기술적 진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끌 것이다.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인 셈이다.
이제 AI 투자 확대를 국가적인 어젠다로 삼아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나아가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AI 투자를 지속 확대해야 한다.
다행히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도 다양한 AI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가전과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 영역을 아울러 AI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투자 유인책과 정책적 대안을 더 늦기 전에 마련해야 한다. AI 시대로의 전환기에 잠깐이라도 머뭇거리다가는 제조업 선진국에서 AI 후진국으로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