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의학 진단은 물론 현장 품질 검증, 사물 인식을 통한 자율주행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빛 측정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장무석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메타표면으로 성능이 대폭 향상된 파면센서를 이용한 복잡한 물체의 단일 측정 위상 이미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파면은 파동이 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는 지점들을 연결한 면이다. 물체를 통과하거나 반사된 빛 파면을 분석하면 물체에 의해 변화되는 빛 위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파면을 분석하는 샥-하트만(Shack-Hartmann) 파면센서는 렌즈 배열과 카메라가 결합한 구조로, 각 렌즈에 입사하는 파면 경사도에 따라 달라지는 초점 위치를 분석해 입사된 빛 파면을 복구한다.
센서는 간단한 구조와 높은 견고성으로 천문학 및 광학 시스템 평가 등 산업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마이크로 렌즈 크기 때문에 공간해상도가 1㎟당 100개 수준으로 제한돼 복잡한 물체 위상 이미징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나노 공정 기술을 통해 제작된 메타표면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연구에서 메타표면 기술로 제작된 메타 렌즈를 활용해 시판되고 있는 샥-하트만 파면센서보다 약 100배 높은 공간해상도를 가지는 메타 샥-하트만 파면센서를 개발했다.
개발된 메타 샥-하트만 파면센서는 높은 공간해상도를 이용해 기존 샥-하트만 파면센서로는 측정 불가능했던 복잡한 구조체 위상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또 메타 샥-하트만 파면센서를 통해 3차원 위치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메타 샥-하트만 파면센서가 거의 모든 가시광 영역에서 작동하며, 기존 샥-하트만 파면센서보다 약 10배 큰 시야각을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넓은 영역에서 물체의 3차원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연구를 주도한 고기현 KAIST 박사는 “메타 샥-하트만 파면센서는 기존 기술보다 견고하고 작은 크기를 가지는 장비로서 초기 질병 진단, 제조공정 결함 검출과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메타표면 우수한 빛 조작 능력을 활용해 초소형·다기능 메타 파면센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기현 박사가 제1저자, 장무석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라이트:사이언스&어플리케이션스(Light:Science&Applications)'에 12일 실렸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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