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청색 인광을 적용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개발에 성공했다. 청색 인광은 우수 효율에도 개발이 어려워 그동안 상용화되지 않았던 기술이다. OLED가 또 한 번 발전할 수 있는 중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청색 인광을 사용한 적·녹·청(RGB) OLED 패널을 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청색 인광 기반으로 연구해온 OLED 패널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연내 양산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제품화를 검토할 계획으로 안다”고 말했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들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다. 이 유기물들은 빛을 내는 방식에 따라 '인광'과 '형광'으로 나뉘는 데, 이론적으로 인광은 전기에너지를 빛으로 바꾸는 효율이 100%에 가깝고, 형광은 25% 정도에 그친다.
지금까지 OLED 패널에는 적색과 녹색이 인광 재료로, 청색은 형광 재료로 구현됐다. 파장의 길이가 짧은 청색은 에너지가 크다보니 청색 인광 재료의 수명이 짧았고, 디스플레이 안정성 저하를 일으켜서다. 청색 인광 재료 개발과 패널 적용이 디스플레이 업계 최대 과제로 남다보니 'OLED의 마지막 퍼즐'로도 불렸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발광소자를 2개 층으로 쌓는 투스택 탠덤 구조를 통해 이같은 난제를 극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청색 형광과 인광 소재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형광 소재의 장수명과 인광 소재의 고효율을 결합해 기존 OLED와 동등한 수준의 수명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투스택 탠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청색 인광을 적용한 최초의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투스택 탠덤은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업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내구성이 중요한 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만든 것이 첫 시작으로, 수명 뿐만 아니라 발광효율도 높이면서 최근에는 태블릿 등 정보기술(IT) 용도로 확장되고 있다.
청색 인광이 상용화되면 전력소비 개선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배터리 사용시간을 10~20% 이상 늘릴 수 있다. 최근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 수요가 강해지고 있는데, AI 시대에 발맞춰 청색 인광 OLED의 급부상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패널에는 미국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인 유니버설디스플레이(UDC) 청색 인광 재료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UDC와 개발 협력을 통해 대량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