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농업연구소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유기농법은 기존 농법에 비해 생산량은 적지만,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화학비료로 인한 토양·지하수 오염을 줄여 장기적으로 농업생산성이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첸치링 대만 농업연구소 연구원은 국회 환경생태기상ICT융합포럼과 한국장기생태연구네트워크가 제주도 에코촌 유스호스텔에서 개최한 '국제생태학교(IES) 프로그램'에서 22일 이같이 주장했다.
대만 농림부 산하 농업연구소는 2006년부터 대만 전역 19곳에 농업분야 장기생태연구(LTER)망을 구축, 운영 중이다. 기존농법이 농작물 생산, 생물다양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후변화 적응에 이어 지속가능성을 평가한다. 저전력광대역통신망(LPWAN) 기반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기상, 토양 온도·수분, 메탄 방출·침출, 해충 등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2010~2021년까지 대만 전역 차 생산현황을 분석하면 기존농법 차 수확량이 유기농법 차의 3배에 달했다. 다만 2020년 기존농법 생산량은 전년 대비 75%가 급감했고 2021년에도 증가하지 않았다. 화학비료, 농약으로 토양이 황폐해져 농업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유기농법 차 가격이 기존농법 차의 약 2.5배에 달하지만, 유기농법 차 농가 수입은 전통농법 차 농가의 70%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유기농법이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폭우·태풍 등 자연재해가 유발하는 병충해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첸 연구원은 “유기농법은 기존 농법에 비해 생산량이 작지만,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지하수 오염 영향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면서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유기농법을 개선하고, 생태분야에 보조금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또한 LTER 대상을 확대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농업생태계 전환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권오석 한국장기생태연구네트워크 위원장(경북대 교수)은 “호주는 전국에 LTER을 192곳에 운영 중이고 대만은 LTER 대상을 산림으로 시작해 동물, 해양, 농업으로 확대했다”면서 “한국도 산림은 물론 농업분야로 LTER 망를 확대해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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