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국내에서 실시되는 위·대장 내시경 검사는 약 2000만건에 달한다. 위암은 유방암에 이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종인 데다 국가건강검진 필수항목이어서 해마다 내시경 수요가 늘고 있다.
문제는 지방 소화기내과 의사 수로는 늘어나는 내시경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내시경은 실시간 영상을 보며 판독을 하는 만큼 의료진 피로도가 클수록 병변을 놓칠 가능성도 높다.
웨이센은 지방 의료 현실을 고려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소화기 내시경 솔루션 '웨이메드 엔도'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웨이메드 엔도는 AI로 위, 대장 내시경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병변을 감지·분석하는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W)다. 위, 대장 내시경 검사시 웨이센이 제공하는 모니터를 내시경 장비와 연결해 검사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AI가 판독 후 의사가 놓친 이상병변을 알려주거나 위암일 확률도 제시한다.
웨이센은 이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김지현 강남세브란스 소화기내과 교수팀과 협력해 내시경 동영상 데이터를 AI로 학습했다. 염증성 위염, 위궤양 등 질환과 초기 위암 구분은 의사들도 쉽지 않아 AI 위내시경 솔루션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웨이센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웨이메드 엔도는 국내 최초 AI 내시경 솔루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2, 3등급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았으며, 제37호 혁신의료기기까지 지정받았다. 국내 70여개 병원에서 시범 적용을 마치고 일산병원, 중앙보훈병원 등에 공급했다.
웨이센은 웨이메드 엔도가 지방 검진센터나 중소형 병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사 수가 적은 지방 의료기관일수록 AI 의료기기 존재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내시경은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고정된 영상을 판독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 영상을 분석하는 만큼 고도의 집중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의사 수가 부족한 지방병원에선 밀려드는 내시경 수요에 따른 의료진 피로를 덜어주고, 판독 정확도를 높여줄 보조적 수단으로 AI 내시경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웨이메드 엔도의 병변 진단 정확도는 95% 이상이다. 이 솔루션을 도입해 선종 발견율을 기존 대비 1.5배 이상 높인 사례도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웨이메드 엔도는 수도권 대형병원뿐 아니라 강릉아산병원, 전주예수병원, 강릉의료원, 김해 강일병원 등 지방 거점병원에 다수 공급됐다. 전체 공급 사례 중 약 60%가 지방병원일 정도로 수요가 높다.
배강남 세온내과 원장은 “일반적인 내시경을 통한 선종 발견율은 25% 이상 권고되고, 발견이 어려운 톱니모양 용종 발견율은 3~10%인 상황”이라며 “AI 내시경을 사용한 결과 선종발견율은 41%, 톱니모양 용종은 12.5%로 굉장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