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가 대거 참여한 게임스컴 2024는 K게임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식재산(IP)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됐다. 서구권 게이머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카잔'·'붉은사막'·'인조이'와 같은 신작은 한 작품의 성공을 넘어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는 인기 프랜차이즈로 성장할 토대를 마련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2도약을 이뤄낼 잠재력 가득한 '씨앗'이 뿌려졌다는 평가다.
25일(현지시간) 폐막한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4에서는 캡콤 '몬스터헌터 와일즈'와 반다이남코 '리틀나이트메어3' 등 인기 프랜차이즈 후속 신작이 어워드를 싹쓸이 하며 글로벌 IP가 공고히 쌓아올린 내공을 실감케 했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두 작품 이외에도 파이락시스게임즈가 개발한 '문명, 시리즈 처음으로 일본을 배경으로 한 유비소프트 '어새신 크리드: 쉐도우', SF 대작 소설과 헐리우드 영화 후광 효과를 등어 업은 '듄 어웨이크닝' 등 강력한 IP 경쟁력을 자랑하는 게임이 대거 출품됐다.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 제1전시관과 비슷한 크기 전시장 총 11개로 구성된 쾰른메쎄가 참관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단독 시연 부스를 꾸린 넥슨 카잔과 펄어비스 붉은사막, 크래프톤 인조이·다크앤다커 모바일은 IP는 비교적 낮은 인지도와 신규 IP라는 불리한 위치를 점했다. 그럼에도 해외 게이머로부터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긴 시연 대기줄을 형성하며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치뤄냈다.
카잔 개발을 총괄은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지난해 게임스컴 참관에서도 IP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꼈다”며 “오랜 기간 서비스한 게임이나 좋은 서비스를 반복해서 제공해 온 게임에 대한 반응과 호응이 컸던 만큼 IP 관리부터 우리 게임을 사랑해 주는 유저를 얼마나 존중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와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감창한 크래프톤 대표,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스마일게이트 그룹 창업자인 권혁빈 희망스튜디오 이사장 등 주요 게임사 수장이 게임스컴 현장에서 보인 글로벌 행보 또한 향후 성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 유망 스튜디오 인수합병(M&A) 혹은 투자, 파트너십 등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한국 게임업계 지속적인 발전과 성공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중요하다”며 “이번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사가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고 북미유럽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게임사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협회도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쾰른(독일)=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