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싱가포르서 글로벌 벤처투자사와 2억7000만달러 글로벌펀드를 결성하고, 이중 일부를 국내 기업에 의무 투자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K스타트업들을 싱가포르 거점 대형 투자사와 글로벌 기업에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싱가포르기업청과 양국 스타트업 분야 상호 협력 강화 등도 논의했다.
중기부는 26일 싱가포르 콘래드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에서 'K-이노베이션 데이 인 싱가포르'를 개최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투자사인 파빌리온, 버텍스, OCBC 등 싱가포르 대형 투자사 80개와 탈레스, 오라클, 다쏘시스템 등 글로벌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중기부와 동행한 국내 스타트업 52개사도 함께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글로벌기업, 양국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포함해 3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한국 스타트업의 뛰어난 기술력에 싱가포르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먼저 '중기부 해외VC 글로벌펀드 운영사'로 선정된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K3 벤처스(1억2000만달러), 라이온 엑스 벤처스(1억달러), 콸그로 파트너스(5000만달러) 등 아세안 지역 3개 투자사와 2억7000만달러(3780억원) 규모 글로벌펀드를 결성했다. 결성된 글로벌펀드 중 1670만달러(230억원) 이상은 한국기업에 의무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18억달러 수준인 아세안 지역 글로벌펀드도 점차 확대한다. 중기부는 2027년까지 아세안 지역 글로벌펀드를 현재보다 10억달러 이상 더 확대하는 것은 물론 한국 스타트업에 3억달러 이상 투자하도록 해 우리 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K스타트업들을 해외 대형 투자사와 글로벌 기업에 소개하는 'K-글로벌 스타 IR'도 열렸다. 아시아 투자금융 중심지인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투자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스마트팜 등 딥테크 중심으로 선발한 엠블, 휴런, 퍼밋 등 국내 11개 스타트업이 투자유치 발표회를 가졌다.
IR에 앞서 오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싱가포르 거점 글로벌 투자사가 크레파스솔루션, 퍼밋, 하이퍼라운지 등 국내 스타트업 3곳에 400만달러 규모 투자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싱가포르 투자사 '센토'가 '크레파스솔루션'에 100만달러(14억원), 말레이시아 투자사'RHL'에서 '퍼밋'에 220만 달러(30억원), 싱가포르 투자사 '알타라'가 '하이퍼라운지'에 74만달러(10억원)를 각각 투자한다.
오 장관은 “중기부는 K스타트업이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주인공으로 성장하도록 아세안 지역에 2027년까지 10억달러 이상 글로벌펀드를 조성하겠다”면서 “싱가포르에서 글로벌기업과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에 앞장서 우리 벤처·스타트업의 아세안 진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기부는 싱가포르기업청과 양자면담도 진행했다. 면담에서는 2018년도 체결 이후 만료된 양자간 업무협약(MOU) 갱신과 양국 스타트업 현지 진출 및 교류 활성화 등 지원 정책을 논의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