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이 역성장하고 있다. 연말까지 보릿고개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7월까지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14만7629대가 판매됐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2019년 이후 7월까지 수입차 판매량은 2019년 12만8767대를 저점으로 2020년 14만8014대, 2021년 17만 2146대까지 늘었다. 2022년과 2023년은 각각 15만2432대, 15만1827대로 15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15만대 이하로 줄었다. 올해 판매량에서 과거 통계에 빠진 테슬라(2만60대)를 제외하면 실제 판매 하락세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 감소세가 가장 큰 브랜드는 쉐보레로 76.5%가 줄었다. 쉐보레는 트래버스, 타호, 콜로라도를 수입하는 데 올해 물량 부족으로 판매가 저조했다.
이어 벤틀리(-62.4%), 아우디(-59.4%), 롤스로이스(-39.9%), 포르쉐(-36.3%) 순이다. 8000만원 이상 법인 업무용 차량의 사적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연두색 번호판이 도입되며 주로 고가 브랜드의 판매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동안 수입차 시장 성장을 견인해 온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의 판매량도 신통치 않다. 7월까지 BMW는 4만15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고, 벤츠는 3만4380대로 15.8% 줄었다. 폭스바겐 역시 16.3% 감소한 3711대에 그쳤다.
판매 부진 배경으로는 경기 불황과 고금리 장기화, 신차 부재와 물량 부족 등이 손꼽힌다. 연말까지 대어급 신차가 부족하다는 점도 악재다. BMW와 포르쉐, 지프 등이 최신 전기차를 비롯한 신차를 출시하고 있지만, 판매 반등을 이끌 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등도 향후 수입차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이 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경쟁력 있는 신차를 내놓고 있다는 점도 수입차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