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독자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 '양자 오류정정' 기술을 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결함허용 양자컴퓨팅 아키텍처를 설계했다.
이 기술로 범용 양자컴퓨터 개발 세계 선두 기업인 '사이퀀텀'의 기술 성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결과도 내놓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이승우 양자기술연구단 박사팀이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29일 밝혔다.
양자 오류정정 기술은 양자컴퓨팅 기술 실용화에 필수다. 큐비트에 입력된 정보가 빠르게 손실되며 오류도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산 규모가 클수록 오류가 누적된다. 양자 오류정정이 해결 방법이다.
양자 오류정정이 수행되는 범용 양자컴퓨터 성능은 '최대 결함허용 임계값'으로 평가된다. 이 임계값은 양자컴퓨팅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얼마나 잘 보정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오류정정 기술, 아키텍처 설계가 우수할수록 값이 높다.
사이퀀텀 방식의 최대 광손실 임계값은 2.7%로 보고됐는데, KIST가 개발한 새로운 오류정정 기법과 양자컴퓨팅 아키텍처는 최대 14% 광손실 임계값을 달성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또 KIST의 오류정정 기법은 동일한 광자 소모량으로도 사이퀀텀 방식보다 훨씬 우수한 자원 효율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순수 국내 연구진이 이뤄낸 성과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개발 기술은 광자 기반뿐 아니라 초전도, 이온덫, 중성원자 등을 활용한 양자컴퓨터 개발에서도 필수 요소로 개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번 성과로 우리나라가 미국 등 양자 분야 선도국가 기술을 따라잡고 앞설 가능성을 보였다. 독자적인 범용 양자컴퓨팅 시스템 구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우 박사는 “반도체 칩 설계와 마찬가지로 양자컴퓨팅도 아키텍처 설계가 중요하다”며 “양자컴퓨팅의 실용화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시기를 조금 앞당기는 데 기여한 연구”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 지원을 받아 KIST 주요 사업과 양자기술협력사업으로 수행됐다. 성과는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8월 1일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