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革新)', 낡은 가죽을 새롭게 만든다는 단어의 어원처럼 혁신은 본질적으로 변화를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혁신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움'을 넘어선다. 이는 우리의 사고방식, 즉 마인드셋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컨설팅 기업 가트너(Gartner)의 '2024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인공지능(AI)이 있음을 강조한다.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 요소가 아닌, 변화를 주도하는 조정자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혁신적 마인드셋을 갖출 수 있을까. 세계적인 혁신가들의 사고방식과 행동패턴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첫 번째, 경계를 넘나드는 사고가 필요하다. 캐나다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피앤지(P&G), 레고 등 전 세계 혁신 기업들의 CEO 전략자문가인 로저 마틴은 '통합적 사고(Integrative Thinking)'를 강조한다. 이는 서로 상충되는 아이디어들 사이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을 말한다. 그는 “혁신은 종종 기존 아이디어들의 창의적인 재조합에서 탄생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마치 접착식 메모지(포스트잇)와 같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배치하고 재구성하면서, 우리는 2차원(2D)에서 3D로, 더 나아가 다차원적 사고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연한 사고방식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사용자 중심의 공감이다. 애플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에 있다. 고(故) 스티브 잡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면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고객의 말을 듣는 것을 넘어, 그들의 잠재적 욕구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자인 싱킹의 핵심 원리인 '공감'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중요하다. 사용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최적화된 새로운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혁신적 마인드셋의 시작점이다.
세 번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구글의 '빠르게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라(Fail fast, fail often)'라는 모토는 혁신적 마인드셋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는 마치 찰스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자연 선택'의 원리와도 유사하다. 처음에는 실패로 보이는 특성이 오히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처럼, 혁신의 과정에서 실패는 단순한 좌절이 아닌 학습의 기회이자 성장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학습하고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우리의 가장 큰 위협은 우리 자신의 성공”이라고 말한다. 이는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넷플릭스가 DVD 대여 사업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다시 콘텐츠 제작사로 변모해온 과정은 이러한 마인드셋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뇌가 가진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과도 연관된다. 뇌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듯이, 혁신적 마인드셋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학습과 적응을 통해 발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혁신적 마인드셋들은 결국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바로 '초(超)사고', 즉 기존의 한계와 경계를 넘어서는 사고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 자체를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혁신가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초사고'를 '실천'하고 있다. 경계를 넘나드는 통합적 사고, 사용자에 대한 깊은 공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끊임없는 학습과 적응, 이 모든 것이 혁신적 마인드셋의 핵심 요소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이 혁신적 마인드셋의 일상화다. 오늘 당신은 어떠한 경계를 넘고, 어떤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는가. 혁신은 거창한 게 아니다. 일상의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인드셋을 혁신해보자. 그것이 바로 미래를 여는 열쇠다.
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