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통상 뇌졸중 환자의 생사가 결정되는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발병 후 1시간30분 이내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3배나 높아진다. 결국 얼마나 빨리 진단하고, 처치를 받는지가 환자 삶을 결정한다.
휴런은 '시간과의 싸움'인 뇌졸중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응급 뇌졸중 진단 보조 솔루션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를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자동 분석해 3분 이내 응급 대뇌혈관 폐색(막힘) 판독은 물론 의심 반구 예측까지 제공한다. 여기에 △뇌출혈 의심 환자 자동분류와 응급환자 우선 선별 △뇌경색 중증도 결과 표시 등 기능도 함께 지원한다.
이 솔루션의 가장 큰 장점은 판독을 위한 기초 영상 데이터로 조영제를 쓰지 않는 '비조영CT'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기존 뇌졸중 진단을 위해선 조영제를 사용하는 조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수였다. 야간이나 주말 조영제 투여가 어려운 일부 지역 의료기관에선 뇌졸중 등 응급 뇌혈관질환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는 24시간 의료진이 상주하지 않는 의료 취약지역 병원에서도 뇌출혈이나 뇌졸중 여부를 신속하게 판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전원을 줄이고 꼭 필요한 환자만 신속하게 전원 혹은 응급처치한다.
판독 편의성뿐 아니라 진단 정확성 역시 솔루션 핵심 경쟁력이다.
뇌졸중은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없고, 발음이 어눌해지며 한쪽 눈이 잘 안 보이는 등 전조증상이 생긴다.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면 뇌졸중을 의심하기 어렵다. 여기에 뇌혈관의 작은 출혈이나 폐색 등은 숙련된 의료진이 아니면 판독조차 쉽지 않다.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는 시각적으로 판독이 어려운 대뇌혈관 폐색이나 작은 출혈 부위도 신속하게 분석하는 동시에 뇌경색 중증도 점수인 ASPECTS 산출 결과값을 제공해 의료진의 빠른 치료 결정을 돕는다.
실제 휴런 자체 조사결과 솔루션 사용 전 의료진 진단 능력은 민감도(병변 확인률) 76%, 특이도(정상 확인률) 83%를 보였다. 하지만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 '응급 대뇌혈관 폐색 자동 분류(휴런ELVO)' 기능을 사용한 뒤에는 민감도 92%, 특이도 93%로 의료진 진단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응급환자 신속 치료, 이송 등에 큰 효과를 보이면서 지역 의료기관 도입도 지속 늘고 있다. 강원도 원주의료원, 경기도 의료원 안성병원, 경상국립대병원, 경남 마산의료원, 충남 홍성의료원 등 다수 지역 의료기관이 사용 중이다. 전체 공급 사례 중 지역의료기관 비중은 80%에 달한다.
이 솔루션은 보건복지부 혁신의료기술로도 선정돼 지난 6월부터 비급여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비급여 처방 이후 뇌졸중 의심 환자를 선별한 경우가 수백 건을 넘을 정도로 지역의료 현장에 뿌리내리고 있다.
차경철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뇌졸중에서 AI를 통해 병원 간 소통과 이송에 기여할 수 있다면 지역 의료 체계 관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