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3일 발간하는 책 '세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직격했다.
28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달 3일 출판되는 책 '세이브 아메리카'에 자신의 대통령 임기 당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저커버그와 만난 사진을 실었다.
사진 아래 캡션에는 “그(저커버그)는 만찬 자리에 그의 참 훌륭한 아내를 데려오고 매우 친절했지만, 동시에 늘 대통령을 상대로 '진정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고 적혀 있었다.
이는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이 2020년 선거 기간 동안 비영리 단체에 4억 2000만 달러(약 5607억원)를 기부했다는 점을 겨냥한 말이다.
당시 저커버그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때문에 투표 파행 사태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기부한다고 설명했는데, 트럼프를 포함한 공화당 인사들이 이를 두고 민주당을 돕기 위한 불공정 행위라고 반발한 바 있다.
트럼프 측은 이번 책에서 “저커버그는 나에게 '페이스북에 트럼프만 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이유에서든 그는 페이스북을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만약 그가 이번에도 불법적인 일을 한다면 2024년 대선에서 부정행위를 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저커버그를 두고 비슷한 발언을 쏟아낸 적 있다. 지난 7월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당선된다면 전에 본 적이 없는 수준의 선거 사기꾼들을 찾을 것이며 그들은 장기간 감옥으로 보내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하지마, 저커벅스! 조심해!”라고 했다.
'저커벅스'(zuckerbucks)는 2020년 저커버그가 기부한 것을 두고 공화당 인사들이 그를 비난하며 생긴 용어다. 재정적 영향력을 통해 정부와 기관을 통제하려하는 부유한 유대인들의 패턴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저커버그가 바이든 행정부의 압력을 폭로하고, 선거 관련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저커버그는 최근 하원 법사위에 보낸 서한에서 “2021년 코로나19 관련 컨텐츠를 검열하도록 반복해서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차남에 대한 정보가 허위일 수 있다는 FBI 경고를 받고 해당 보도를 차단했는데, 실제로는 허위 정보가 아니었다며 이를 후회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압력은 옳지 않다고 믿는다”며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11월 미국 대선 전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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