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 3.5만원, 영상통화 2만원”…美 교도소가 돈 버는 방법

사진=G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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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도소와 유치장 등 교정시설에서 태블릿 PC가 값비싼 이용 가격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전역 교도소에 도입된 수천만 대의 태블릿PC가 교도소 측의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태블릿PC는 2015년 개별 주 교도소들에 도입돼 벽에 붙여놓고 전화 통화나 화상통화용으로 활용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교도소들이 이를 활용해 자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밖에 있는 수감자 가족이나 지인들이 영치금을 넣어주면, 수감자는 일부를 태블릿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전환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태블릿 사용 비용은 교도소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책정됐다. WSJ가 자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대여 비용은 5달러에 △전화 통화 20분 당 4.2달러 △영상 통화는 13달러 △노래 1곡 구매 2.5달러 △영화 1편 구독 비용 2~25달러 △TV 시리즈 · 드라마 에피소드 최대 10달러 △게임 1개 13달러 정도의 사용료를 받았다.

재소자들 중 대면 방문을 금지당하는 경우나 밀수의 위험이 있어 편지봉투 등 물리적 우편물을 모두 금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문에 재소자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태블릿PC를 애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높은 이용 요금 덕분에 미국 교정시설들은 엄청난 액수의 교도소 유지 비용을 충당하고, 폐쇄형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급하는 통신업체들도 이익을 보고 있다. 또한 교도소 입장에서는 물리적인 우편물을 선별해야 하는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교도소가 재소자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게 되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7월 통신사들이 교도소나 유치장 전화 통화에 물리는 요금과 수수료를 낮추도록 의결했다.

지금껏 대부분의 교도소들에서는 15분짜리 전화통화를 기준으로 11달러 이상의 요금을 매겼지만, 내년부터는 90센트를 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재소자들과 그의 가족, 지인, 법률팀의 비용 부담이 연간 3억 8600만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전히 영화 등 부가서비스는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수년 간 태블릿PC가 교도소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사실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