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밸류업 지수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가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기본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대형 금융주와 통신주, 자동차주가 우선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대표기업은 물론 향후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큰 코스닥 기업까지 관심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오전 9시54분경 전일 대비 6.3% 급등한 15만5300원까지 상승한 뒤 장중 계속해 15만5000원선을 오갔다. 이후 상승 폭을 좁혀 전일 대비 6.03% 상승한 15만4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보이던 주가는 이날 하락분을 모두 복구했다.
KB증권이 이날 오전 신규 커버리지 종목에 삼성물산을 편입하면서 추가적인 주주환원 가능성에 관심을 둔 안팎으로 주가가 급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올해 4월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보유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예정”이라면서 “자사주 소각 기간 단축 등의 적극적 주주환원 자세를 고려한다면 향후 배당성향의 상승도 합리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며 목표주가 20만원과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 삼성물산과 함께 삼성화재(4.72%), 삼성증권(1.49%) 주가도 이날 동반 상승했다. 향후 삼성 그룹 차원의 기업가치 제고계획 발표시 주주환원 수준이 가장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증권에 대해 “연말을 향해 갈수록 주주환원수익률에, 특히 배당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증권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목표주가도 9.1% 상향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 관련주의 이날 주가 상승을 한국거래소가 이달 중 발표할 밸류업 지수에 대한 관심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직까지 주요 대기업 가운데 대부분이 밸류업 (예고)공시를 발표하지 않은 까닭이다. 특히 삼성그룹, SK그룹 등 아직 발표하지 않은 그룹 가운데서도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그룹사를 중심으로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물산 외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하나금융지주, 기아, GS, KT, 삼성화재, 키움증권 등 대형주 12개 종목에 대한 관심을 재차 환기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전일과 이날 연이어 밸류업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예상 구성 종목을 선별했다.
지난달 28일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현대차를 비롯해 셀트리온, KB금융, 기아, 신한지주 등이 지수를 구성할 주된 종목으로 꼽혔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도 저마다 밸류업 지수 발표에 따른 수혜 종목을 추려냈다. 이후 LG, 포스코그룹 등이 연이어 4분기 중으로 기업가치제고계획예고 공시를 띄우면서 조만간 여타 대기업의 예고 공시도 잇따를 것으로 예고되면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소 종목 특성상 개별 종목은 5% 시가총액 상한 적용, 금융 섹터 등은 25% 제한 등이 합리적으로 판단된다”면서 “우수기업 지수는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주주환원율, 유망종목은 ROE나 PBR을 주요 지표로 채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