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가 각종 참가 제한을 낮추면서, 올해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참가자가 결선에 진출해 화제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스트레이타임즈 등에 따르면,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MUS)가 올해 참가 제한을 대폭 완화하면서 최종 후보 15인에 이전까지 없었던 다양한 참가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포용성과 다양성을 대회의 가치로 앞세우면서 65세 참가자,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 등이 포함됐지만, 가장 눈길을 모은 이는 33세 성전환자 카트리샤 자이리아다. 대회 70년 역사상 최초의 트랜스젠더 결선 진출자다.
180cm의 큰 키로 눈길을 모은 자이리아는 지난 2017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으며, 성전환 후에는 결혼해 가정을 꾸린 기혼자이기도 하다.
자이리아는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지원 덕이라고 전했다. 그는 “스무살 때, 국가에 복무 중일 때 나이로 군에 복무했을 당시 처음 만났다. 그는 내가 소년에서 여성으로 변화하는 여정 내내 함께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8년 트랜스젠더 최초로 미스 유니버스 참가자가 된 미스 스페인 안젤라 폰세를 롤모델로 꼽으면서 “안젤라가 무대에서 트랜스 여성을 대표한 것을 보고 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우승자가 될 자질이 있다. 세계 무대에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최초의 트랜스 여성이 된다면 정말 멋진 일일 것이다. 어쩌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초의 트랜스 여성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스 유니버스는 지난 2012년부터 트랜스젠더들의 대회 참석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포르투갈에서 승무원 출신의 트랜스젠더 마리나 마체테가 우승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마찬가지로 트랜스젠더인 리키 콜러가 네덜란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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