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경북 구미를 찾아 반도체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 반도체특별법 처리에 힘을 합치기로 합의하면서 후속 실무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 대표는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반도체 기업 원익큐엔씨 방문한 뒤, 구미상공회의소에서 반도체산업 종사자들이 참석하는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구미는 지난해 반도체 분야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주로 반도체 소재·부품 분야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간담회 “반도체 산업이 중요하다는 것은 저 같은 정치인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다 안다. 이제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걸 말로할 때가 아니라 실천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반도체 특별법을 핵심 법으로 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은 정치 영역이 아니라 기업 영역에서 나라 발전시킨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치 영역에서 괜한 허세로 뒷다리 잡지 않고 원하는 인프라를 한 발, 반 발 앞서 제공하는 게 정치 몫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앞서 반도체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국민의힘에서 고동진·송석준·박수영 의원이 각각 관련 법안을 제출한 상황으로, 이들 안을 비교해 정리한 뒤 당정 단일안을 낸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에서는 김태년, 이언주 의원 각각 대표 발의했다. 당 대표 회담에서도 공감대를 이룬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제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표는 지난 주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에서 공유한 대화도 공개했다. 그는 “다른 이야기는 이견이 있었지만, 반도체·AI·에너지 문제에 있어 정치나 이념을 빼고 같이 힘써보자고 제가 제안했고 이 대표도 단 1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형수 의원은 “구미는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이라면서 “지금은 그 역할이 덜해진 거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위상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서 반도체 특화 단지도 만들고 여러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예전처럼 구미가 산업의 중심지라는 역할을 되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 대표·박 의원 외에 고동진·박상웅·박정하·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자리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