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최근 쿠알라룸푸르에서 길거리 한 가운데 생겨난 싱크홀에 빠져 실종된 인도 관광객 수색을 9일만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1일(현지 시각) 인디아 투데이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인도 국적의 여성 관광객 A씨(48)의 구조 작업을 중단하고 작전을 수색에서 복구로 전환하기로 했다.
A씨는 지난달 23일 일행과 함께 쿠알라룸푸르 중심가 당왕이 구역에서 인도를 걷다가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그 아래로 추락했다. 주변에 있던 다른 남성은 바닥을 짚고 땅 위로 올라왔지만 A씨는 8m 아래로 떨어져 그대로 실종됐다.
지난 몇 주간 쿠알라룸푸르에 폭우가 쏟아진데다 싱크홀 하단에 있는 대형 콘크리트 하수관이 일부 파손됐기 때문에 싱크홀 아래에는 급류가 흐르고 있었다.
당국은 경찰과 소방국 등 110여 명에 달하는 대원을 수색 작업에 투입하고, 굴착기, 탐지견, 원격 카메라, 지면 투과 레이더 등을 동원했지만 인근에서 A씨의 슬리퍼 한 짝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 수색을 종료해야 했다.
이 사고로 쿠알라룸푸르는 관광 산업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더욱이 사고 발생 지점과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싱크홀이 생겨나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까지 나서 “지질 공학적 연구를 통해 사고 원인을 파악했기 때문에 쿠알라룸푸르는 안전하다”고 말했지만 관광 수요 하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싱가포르 공영 CNA 방송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지만, 사고 이후 방문객이 크게 줄었고 주변 상점 매출은 최대 90%까지 감소했다. 현지 언론은 싱크홀 복구 작업에 3~6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