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카카오픽코마·리디 등 국내 웹툰 기업이 만화·애니메이션 강국 일본에서 선전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의 '픽코마'와 네이버웹툰 '라인망가'가 일본 시장 1~2위를 다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가 4일 발표한 '2024년 아시아 태평양 퍼블리셔의 비게임 애플리케이션 시장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픽코마는 7월 기준 누적 인앱 구매 수익이 29억 달러(약 3조 8883억)를 돌파했다. 올 4분기에는 30억 달러(4조 236억원) 관문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 망가의 총 수익 역시 약 27억 달러(3조 6212억)로 픽코마를 바짝 뒤쫓고 있다.
픽코마와 라인망가 앱은 각각 수익 순위 5위, 6위를 기록했다. 픽코마와 마찬가지로 라인망가 수익은 거의 전적으로 일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단일 앱으로 일본 만화 앱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픽코마는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만화 앱 1위 자리를 수성 중이다. 성장세를 바탕으로 카카오픽코마는 일본 증시 상장에 도전한다. 지난 5월 유럽 현지 법인을 철수하며, 일본 시장에 더 집중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시장환경과 여러 요인을 종합해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망가' 추격세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5·6월 '픽코마'를 꺾고 일본 전체 앱 소비자 지출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기준 일본 앱 누적 다운로드 수도 5000만을 돌파했다. 라인망가는 월 거래액 '1억엔'을 넘긴 웹툰 '입학용병'에 이어 '약탈신부', '재혼황후', '상남자' 등 월 1억엔을 버는 대형작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있다.
리디는 일본 현지 플랫폼와 협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본 웹코믹 플랫폼 '메챠코믹'에 웹툰 '상수리나무 아래'를 독점 연재했다. '상수리나무 아래'는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회를 기록하고 6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원을 달성했다. 리디 관계자는 “일본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메챠코믹' 뿐 아니라 '라인망가', '픽코마' 등 현지 플랫폼과 협력을 강화해 다수의 리디 웹툰을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23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본이 45.6%의 비중으로 가장 높은 한국 웹툰의 수출지로 나타났다.
일본은 강력한 망가 팬덤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만화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만화시장은 1조 5963억엔 규모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반면 디지털 만화의 경우 4830억엔으로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한국 웹툰이 일본 만화시장 규모를 키우는 '메기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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