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효능 논란' 속 영양제 수요는 급증…“무용론은 과장”

의료계에서 '영양제 무용론'이 확산되지만 건강기능식품 수요는 이와 별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약사들 역시 영양제 관련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주장이 한쪽으로만 치우쳐선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기식 시장은 2019년 4조8936억원에서 지난해 6조2022억원으로, 4년 새 26% 성장했다. 성장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멀티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등 주요 품목 수요가 급증하는 등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영양제 수요가 꾸준하다 보니 제약사들도 신약개발을 위한 캐시카우로 일반의약품(OTC)사업을 키우고 있다.

오쏘몰
오쏘몰

대표적으로 동아제약은 2020년 독일 오쏘몰로부터 고용량 멀티비타민을 수입해 판매했는데, 첫해 87억원 매출을 거둔 뒤 지난해 1204억원으로 3년 만에 13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652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했다.

일동제약 '아로나민'(515억원), GC녹십자 '비맥스'(313억원), 유한양행 '메가트루'(141억원), 대웅제약 '임팩타민'(135억원) 등도 지난해 10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둔 주력 영양제로 성장하며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영양제 무용론'에 대해 적극적인 반박을 자제하고 있지만, 검증된 원료를 사용한 만큼 효능은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일부 의료계에서 영양제 임상적 효능에 대한 연구결과가 전무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치료제가 아닌 건강보조제라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자사 브랜드 영양제에 대한 임상 논문은 없지만, 비타민이나 유산균주 등 원료에 대해선 충분한 연구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면서 “증상이나 복용 환경 등 변인 통제가 가능한 의약품 임상 연구와 달리 영양제는 이 같은 환경을 통제할 수 없는데다 질병 치료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 관리인만큼 효과 검증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영양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고, 이 제품은 의사 처방이 아니라 구매자 자율적 선택”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제약사가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해 영양제 효과를 적극적으로 입증하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약사들도 단순히 모든 영양제가 효과 없다고 단언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비타민C만 예로 들어도 나이, 성별, 건강상태 등에 따라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실제 18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 고상온 약사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영양제 무용론에 대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메가3가 심장질환 사망률과 치료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강한 사람들에게 효과가 없거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거지 원래 심장질환이 있던 사람에게는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모두 좋아졌다”면서 “비타민B의 폐암 이슈 역시 종합비타민은 해당 사항이 없으며 또 연구결과 역시 남성에 국한됐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인종, 성별, 나이 등 대조군 설정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라며 “'비타민B군이 암을 유발한다' '오메가3가 심장세동을 유발한다' 등 주장은 조금 과장된 요소가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고 주의해서 충분히 섭취할 만한 가치는 있다”고 강조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