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미국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인공지능(AI) 검색엔진을 앞세워 해외 AI 개인비서(PAA)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정보탐색 기능을 강화한 글로벌 PAA 베타버전을 연내 미국에 선보이고, 국내 에이닷도 멀티 거대언어모델(LLM)로 고도화한다. 퍼플렉시티와 기술·사업분야 전방위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서비스 시장 연착륙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퍼플렉시티와 기술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AI 검색 경험을 국내외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현대인 시간을 절약하는 검색 AI 기술로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오픈AI 출신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창업한 미국 유니콘 기업이다. 생성형 AI 기반으로 대화형 검색엔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검색시장이 키워드 중심에서 AI 기반 대화형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 구글 대항마로 떠올랐다.
스리니바스 최고경영자(CEO)는 “이제는 검색을 통해 나열된 정보를 일일이 볼 필요 없이 AI를 통해 출처가 명확한 양질의 정보를 개인화된 맞춤 요약 형태로 제공받는 시대”라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퍼플렉시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대화형 AI 시장 규모는 올해 132억달러에서 2030년에는 499억달러까지 연간 24.9%씩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SKT는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를 선제 투자하고 국내 독점 공급 파트너가 됐다.
퍼플렉시티 역시 SKT 실리콘밸리 자회사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에 상호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국내 SKT 고객 대상으로 연간 29만원 상당 유료 검색 서비스도 1년간 무료 제공해 서비스 저변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한다. 이날 SKT는 대화형 AI 검색에 특화된 PAA 베타버전을 연내 미국시장에 내놓는다고 밝혔다. 퍼플렉시티는 검색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빠른 수요 확보를 위해 현지 통신사와 협업도 다각도로 추진한다.
국내 AI 비서 에이닷도 퍼플렉시티과 협력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린다. 에이닷 가입자는 현재 5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전면 개편을 통해 챗GPT·클로드 등 멀티LLM과 대화형 AI 검색 기능도 탑재했다. 퍼플렉시티와 함께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엔진 공동 개발에도 나선다. SKT는 한국어 데이터,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파인튜닝을 맡는다.
SKT는 에이닷 일부 기능·서비스에 대해 유료화도 고려한다. 유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는 AI를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과소투자보다는 과잉투자가 낫다”면서 “에이닷도 당분간 서비스 저변 확대에 집중하되 비용 관점에서 유료화 시점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