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샤오미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전략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위협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샤오미의 올 2분기 스마트폰 생산량은 4180만대로 전 분기 대비 1.7% 상승했다. 지난해와 비교해선 19% 늘어났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4.6%를 기록하며 3위를 유지했다.
스마트폰 브랜드 레드미와 포코 등이 신흥국 중심으로 확대된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기준 2분기 샤오미의 아프리카 시장 출하량(약 210만대)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동아시아 지역 출하량(400만대)은 37% 증가했다. 중동 시장(230만대)에서는 70% 급증했다. 특히 남미 지역에서는 스마트폰 사업 시작 후 처음으로 출하량 620만대(+35%)를 넘기며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는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라틴 아메리카 지역이 주요 성장 동력”이라고 평가하며 “중국과 인도 및 주요 아시아 태평양 국가와 같은 기존 주요 시장에서도 성장 모멘텀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흥행에 힘입어 샤오미 스마트폰 매출도 급증했다. 샤오미 올 2분기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 대비 27.1% 증가한 465억 위안(약 8조 7592억원)이다. 샤오미 2분기 전체 매출액 889억위안(16조6000억원)의 절반 가량을 스마트폰이 책임진 것이다.
샤오미 스마트폰 흥행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성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장악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시장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샤오미 올 2분기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년(1112.2위안·약21만원)에서 올해 2분기 1103.5위안(약20만7000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는 온라인 중심 판매 전략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샤오미는 중국 현지를 제외한 다수 국가에서 오프라인 유통망 보다 온라인 유통망에 집중했다. 국내에서도 오프라인 매장 대신 이동통신사업자나 쿠팡 등 e커머스 사업자를 통한 판매 전략을 유지 중이다.
샤오미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위치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 '레드미 13C'는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판매량 7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 시리즈 사이에 들어간 유일한 스마트폰 브랜드다. 레드미 13C보다 낮은 판매량을 기록한건 삼성전자 갤럭시A5(8위)와 갤럭시S24울트라(9위), 갤럭시S24(10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미가 언제까지 중저가 전략을 고수할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삼성전자처럼 중저가와 고가 단말을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투트랙 전략으로 삼성전자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