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남·미녀 외국인 스파이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잘생긴 남자나 아름다운 여자가 외국 세력의 간첩일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국가안전부는 외국 정보기관들이 중국 학생들을 유혹하기 위해 '로맨스 함정'을 이용한다면서 “외국 간첩들은 채용 광고와 심지어 온라인 만남을 활용해 민감한 과학 연구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젊은 학생들을 꾀어 기밀 정보를 넘기도록 강요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잘생긴 남자'나 '아름다운 여자'로 위장해 젊은 학생들을 로맨스 함정에 빠트릴 수 있다”며 간첩들이 대학 학자, 과학 연구원이나 컨설턴트로 위장해 돈에 쪼들린 학생들을 표적으로 삼아 침투한다고 했다.
다만 간첩 전술을 전개하고 있는 구체적인 나라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각국이 중국 스파이 경계령을 강화하는 데 대한 '맞불성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이들 국가는 중국이 자국 비밀 정보를 캐내기 위해 심어놓은 스파이를 잇달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독일 연방검찰은 유럽의회 의원 보좌관의 중국 스파이 혐의와 관련해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막시밀리안 크라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지안 궈 크라 의원 보좌관은 유럽의회 내부정보를 중국 정보기관에 넘기고 독일 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한 혐의로 지난 4월 체포됐다.
또 지난 3일에는 미국 뉴욕주 주지사의 전 비서실 차장이 '중국 정부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미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AFP는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하고 권위적인 중국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 치하에서 중국은 외세가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 한다는 경고를 강화해왔다”며 “중국과 서방 강대국들은 오랫동안 상대방의 간첩 활동을 비난해왔지만, 최근 들어서야 개별 간첩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
이원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