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가 과민 반응하고 있다. 아시아 증시 전반이 월요일 개장과 함께 급락한 뒤에야 낙폭을 좁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경기 침체 여부를 둘러싸고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주말 동안 고조된 위험자산 축소 심리가 가장 빠르게 열리는 아시아 증시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45.61포인트(1.80%) 빠진 2498.67로 거래를 개시하며 2500선을 내줬다. 지난달 5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25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역시 700선을 내주고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코스닥은 직전 거래일 대비 10.34p(1.46%) 하락한 696.25로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초반부터 하락하던 증시는 장중 낙폭을 크게 줄였다. 코스피는 0.33% 하락한 2535.9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오전 11시 무렵 상승 반전해 1.11% 상승한 714.46으로 거래를 마쳤다. 3% 가까이 하락해 거래를 시작했던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0.38% 상승한 15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증시 전반이 마찬가지 분위기다. 특히 도쿄증시의 니케이225 지수는 이날 직전 거래일 대비 1.60% 하락한 채 거래를 시작해 장중 3.14% 하락한 3만5247.87까지 후퇴했다. 이후 하락 폭을 좁혀 0.48% 하락한 3만6215.75까지 올라왔다. 대만 가권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43% 하락 개장 후 하락 폭을 소폭 좁혀 1.36% 하락한 2만1144.44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 발표 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뉴욕 증시가 크게 출렁인 데 이어 주말을 지난 9일 아시아 증시에서도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날 개장 초반의 급락세 역시 지난달 5일 ISM제조업 지수 부진과 그 뒤로 이어진 7월 고용보고서에 따라 대규모 폭락했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증권가는 풀이하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8월에 이어 이번에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하락임을 생각할 때, 지난 8월 초와 같은 급락 이후 반등의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우리 시총 비중이 큰 테크의 피크아웃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에, 하락 후 반등 구간에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