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시대는 AI에게 일자리를 뺏기는 것이 아닙니다.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뺏길 확률이 높아질 겁니다.”
글로벌 교육 플랫폼 유데미(Udemy)는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유데미 포워드 코리아 2024'를 개최했다. 유데미는 지난해 8월 최고제품책임자(CPO)직을 처음 만들며 소프트웨어 업계 베테랑인 프라사드 라지를 임명했다. 포럼 참석차 한국을 처음 방문한 프라사드 라지 CPO가 분석한 한국 교육 시장의 미래는 어떨까. 그를 만나 최근 교육 트렌드와 교육시장에서의 생성형 AI 활용, 유데미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라지 CPO는 '학습을 통한 삶의 변화'를 사명으로 꼽았다. 지난해 조직에서 처음 신설된 CPO는 제품 전략 전반을 통솔하는 역할을 맡는다. 라지 CPO를 중심으로 제품 관리 조직, 설계, 연구, 콘텐츠 조직이 포진한다.
유데미는 전 세계적으로 7300만명 이상 학습자가 있고, 수강 등록은 10억 건이 넘는다. 7만5000명 강사가 75개 언어로 25만 개 이상의 강의를 제공한다. 한국어 강좌도 2000여 개다. 비한국어 강좌 2500개에는 자막과 번역을 제공한다.
2021년 웅진과 손을 잡은 유데미가 한국 교육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라지 CPO는 “아시아 태평양이 유데미에게 중요한 시장 중 하나고, 한국 역시 교육 분야에서 매우 큰 시장”이라며 “한국 문화상 교육과 기술 학습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좋은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30년간 소프트웨어(SW) 업계 전문가로 살아온 그에게 교육은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영역이었다. 라지 CPO는 “유데미는 콘텐츠에 대한 시장을 제공하고 강사와 학습자가 실제 콘텐츠를 거래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두 분야의 비즈니스가 아름답게 접목된 시장”이라며 “AI 교육 시장은 콘텐츠를 창출하는 엔진이 되는 등 시장 역동성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 시장은 국내 교육 플랫폼은 물론 해외 교육 플랫폼 다수가 경쟁하고 있다. 라지 CPO는 유데미의 강점을 방대한 강좌와 콘텐츠 제작 방식에 있다고 분석했다. 유데미는 플랫폼 안에서 강의와 콘텐츠를 생성해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신규 강의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강의를 단순 배포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데미는 콘텐츠 생성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술과 강의가 수급될 수 있도록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장점”이라며 “일반인 대상 강의뿐 아니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직원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강의까지 제공하는 것이 유데미의 차별화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제 생성형 AI는 교육에서도 빠질 수 없는 키워드가 됐다. 유데미 역시 생성형 AI 플랫폼에 적용해 혁신적인 교육을 제공하는데 주력한다. 유데미의 '러닝 어시스턴트'가 대표적이다. 라지 CPO는 “생성형 AI를 결합해 제품 역량을 강화해 나가려 하고, 유데미 플랫폼에서 학습자가 학습을 소화하는 것을 개선하고자 한다”며 “기업에서 직원 역량을 높이기 위해 'AI 러닝 패스(AI Learning Path)'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데미는 국내 상위 50대 기업까지 고객사를 확장할 계획이다. 유데미 교육 코스는 부서와 직종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아우를 수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려운 단계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장 내에서 고객이 원하는 결과물에 맞춰 학습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도 구상 중이다.
생성형 AI에 대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라지 CPO 역시 매일 생성형 AI를 학습한다. 라지 CPO는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생성형 AI다. 거대 언어 안에서 어떻게 구축되고, 그 위에 올라가는 SW스펙, 생성형 AI 구동 하드웨어(HW) 상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다 알고 있다”면서도 “매일 학습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AI 시대에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라지 CPO는 “AI가 굉장히 새로운 도구이지만 모두의 삶에 영향을 주는 만큼 모두가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배워야 될 것”이라며 “각 분야의 영역 안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가 있어야 된다”고 전망했다.
“1980년대에 살던 사람을 지금 시대로 데려왔는데 스마트폰을 쓰지 않겠다고 하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상 AI는 이제 모두가 다 받아들여야 하는 새로운 도구가 될 겁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