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정부의 바이오 지원 정책, 투자 이끌어낼 전환점

바이오산업은 대한민국 미래 경제를 이끌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는다. 반도체, 정보기술(IT),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넘어설 잠재력을 가진 분야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한국 바이오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민간에서 투자가 활성화돼 그야말로 스타트업 르네상스를 이뤘다.

팬데믹 동안에도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은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쳤다. 전 세계가 코로나 백신을 만들려는 의지를 보였고 그 백신의 연구개발, 임상단계 진행 상황만 봐도 각국 바이오산업 현주소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됐다.

글로벌 제약사 위주로 개발과 임상이 이뤄졌지만 우리나라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개발 및 제조 능력을 세계에 보이며 우리 바이오 현실을 방증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백신이든 치료제든 바이오 신약이라는 상품 하나를 내는데 평균 15~20년이 걸린다고 한다. 바이오는 타 산업의 연구개발 호흡(싸이클)과는 상업화까지 3~4배 차이가 나는 특수한 산업이다. 하지만 현재의 규제와 제도들은 모두 타 산업, 특히 제조업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바이오산업은 투자해야 하는 금액과 기간이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투자금액면에서도, 매출산정 기준면에서도 모두 타 산업 호흡에 맞춰져 있다는 점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은 이미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투자 위축과 연구개발 예산 확보 어려움 속에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위상을 떨치려면 핵심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5년 예산안에 바이오를 포함한 첨단산업 지원 예산을 작년 대비 17.3% 증액해 2조894억원을 편성한 것은 바이오 산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번 계획으로 연구개발(R&D) 측면에서 △바이오 분야 핵심 원천기술 확보 △개발 공정 디지털 전환 △국가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등 제조 혁신을 위한 지원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바이오 분야의 전문인력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인력 확보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연구 인력 양성 프로그램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바이오산업계의 인력난 해소와 연구 역량 강화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 바이오산업에 대한 중·단기 지원 확대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전반적인 투자를 활성화하고, 기업들의 성장 의지와 투자를 촉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나아가 규제 개선, 인프라 확충, 세제 혜택 및 금융 지원 강화 등 추가 지원책을 더해 한국 바이오산업이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과 협력을 바란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 lskearth@koreabi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