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전체 솔루션 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 등장했다.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등 주요 업체들은 침체된 시장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500억원 규모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유전체와 전사체 데이터 생산 및 기초분석 과제 사업자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과제는 2028년까지 6065억원을 투입, 한국인 77만2000명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세부 과제다. 14만5952건의 인간 전장유전체 데이터와 2800건의 전사체(mRNA) 데이터를 생산해 바이오 빅데이터플랫폼에 이관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비로 총 513억원이 투입된다.
이 과제가 주목받는 것은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국내 유전체 솔루션 시장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 사업이기 때문이다. 국내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 규모가 5000억~5200억원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이번 과제는 전체 시장의 약 10%에 이를 만큼 대형 사업이다.
초대형 사업이 공고되면서 업계도 들썩인다. 사업 공고 전부터 수주 전략 수립에 총력을 기울였는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 수집·분석 역량이 필수인 만큼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디엔에이링크, 랩지노믹스 등 대형 유전체 분석 서비스 업체가 참여할 전망이다. 특히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2파전 양상이 유력하다.
컨소시엄 구성에서 수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 희귀질환, 중증질환, 암 유전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하느냐에 당락이 결정되면서 해당 분야 경쟁력 있는 업체를 우군으로 확보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유전체 솔루션 업계는 이번 사업이 단순히 매출 확보를 넘어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실제 국내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은 기대했던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가 규제 등으로 저성장 늪에 빠진 데다 경쟁심화로 수익성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침체 등으로 바이오산업 전반의 투자유치까지 어려워지면서 활로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대출 유전체분석기업협의회 회장은 “이번 사업은 역대 최대 규모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로 단순한 바이오 빅데이터 수집을 넘어 활용까지 고려하는 만큼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면서 “특히 침체된 바이오 시장의 막힌 혈을 뚫어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