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각각 얼음과 커피 제조에 특화된 정수기와 키트를 출시하며 국내 정수기 시장 격전을 예고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얼음을 냉동 보관하는 얼음정수기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비스포크 정수기에 적용할 수 있는 '브루어 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약 3조원 규모의 국내 정수기 시장은 성숙기에 들어선 지 오래다. 각 사가 보상판매 등 치열한 고객 유치전이 활발하다.
얼음정수기는 날이 계속 더워지고 계절과 상관없이 얼음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며 '사계절 가전'으로 불리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얼음정수기 판매는 통상 5~7월이 가장 활발하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더위가 시작돼 4월부터 판매가 증가한 후 이달까지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올해 4~8월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말했다. 아이콘 얼음정수기는 얼음 만드는 속도를 기존 20분에서 12분으로 줄였고 전작 대비 크기는 40% 줄였다.
국내 최초로 얼음정수기를 개발한 청호나이스는 4~8월 매출이 30% 늘었다. 4단계 역삼투압(RO) 필터 시스템을 갖춰 중금속을 비롯한 44개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하루 약 750개 얼음을 만들 수 있다.
쿠쿠홈시스도 같은 기간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교원웰스가 올해 출시한 1㎏ 얼음을 만들 수 있는 '아이스원 얼음정수기'는 효도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사 정수기 매출 중 전체 얼음정수기 판매 비중은 18~20%로 상승 추세다.
청호나이스와 쿠쿠홈시스가 진출한 커피정수기 시장도 성장세다.
청호나이스 커피정수기 '에스프레카페'는 올해 1~8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5% 늘었다. 청호나이스는 2022년 홈 카페 열풍으로 커피 추출 기능이 탑재된 정수기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10월 첫 커피 정수기 '스팀100 바리스타 정수기'를 선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을·겨울이 성수기인 만큼 올해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양사 제품은 커피 뿐 아니라 얼음, 냉온수 추출이 모두 가능한 올인원 정수기로 꼽힌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시장 참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얼음정수기와 커피정수기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