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국내 대표 1톤 트럭 모델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 판매량이 크게 줄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가운데 수요가 높았던 경유(디젤) 모델을 단종한 여파로 해석된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포터와 봉고 합산 판매량 7만8097대로 전년 동기(11만1890대) 대비 3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포터 판매량은 28.1% 줄어든 4만8908대, 봉고 판매량은 33.5% 감소한 2만9189대에 그쳤다.
특히 전기(EV) 트럭 모델 판매 감소세가 뚜렷하다. 전체 판매량 가운데 포터 일렉트릭은 7720대로 전년 동기(2만251대) 대비 61.9%, 봉고 EV는 3779대로 70.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판매 감소 배경은 1톤 디젤 트럭 단종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에 따라 대기관리권역 내 소형 화물 트럭이나 어린이 통학 차량 등은 디젤 차량으로 운행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기아는 포터와 봉고 등 1톤 트럭 디젤 모델 생산을 종료하고, 지난해 말부터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대체 투입했다. 디젤 모델 단종으로 1톤 트럭 구매자 입장에서는 LPG, 전기로 선택권이 좁혀진 것이다.
1톤 트럭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가 개정안 시행에 앞서 지난해 디젤 모델을 서둘러 구매한 것도 감소 요인으로 손꼽힌다. 최근 1톤 디젤 트럭 구매를 원하는 일부 소비자들이 신차 대신 연식과 주행거리가 짧은 중고차를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LPG, 전기 트럭 구매를 기피하는 것은 연료 충전의 불편함이 크다. 화물 운송업 특성상 연비와 힘이 좋고 주유가 편리한 디젤 모델 선호도가 높다. LPG 모델의 경우 과거보다 주행 성능을 크게 보강했지만, 디젤보다 연비가 떨어지고 충전소도 적은 편이다.
전기 모델은 한 때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혜택으로 인기를 얻었으나, 초기 구매자를 중심으로 짧은 주행거리로 인한 충전소 이용의 불편함이 대두되며 수요가 급감했다.
현대차·기아는 1톤 트럭 구매 혜택을 강화하며 재고 소진에 나섰다. 이달에 구매하면 포터 일렉트릭은 500만원, 봉고 EV는 200만원 할인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