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류승완 감독, “모호한 박선우-직관적 서도철, 사회정의 향한 본질질문”(인터뷰)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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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이 9년만의 새로운 '베테랑'과 함께, 본연의 액션매력은 물론 현 시대의 사회정의를 함께 고민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영화 '베테랑2'(9월13일 개봉)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과 만났다.



'베테랑2'는 1341만명 관객을 동원한 류승완 표 액션범죄 수사극 '베테랑'(2015년)의 속편으로, 베테랑 서도철 형사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가 합류하면서, 연쇄살인범을 뒤쫓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파쿠르 느낌의 계단질주부터 수상 옥상격투, 마약굴 다대일 격투 등 황정민표 와일드 액션, 정해인의 허슬액션이 어우러진 스펙터클 맨손액션은 전편에 이어진 '베테랑' 화법과 진화된 액션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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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전히 열정적인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과 수사팀 막내로 합류한 박선우(정해인 분) 사이에서의 우애는 물론, 뒤틀린 정의관과 함께 펼쳐지는 연속살인을 마주하는 두 사람의 묘한 갈등, 유튜버 정의부장(신승환)과 다문화가정 여성 투이 등에 대한 인간적 딜레마 등 사회정의에 대한 다양한 고민거리들을 더하면서, 전편보다는 장르물적인 속성이 좀 더 배가된 듯한 느낌을 준다.

류승완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작품 속 다양한 포인트들과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인간적 고민, 생각들을 털어놓았다.

-시사회 직후 박선우의 정체가 금방 밝혀진 부분들은 어떻게?

▲이렇게 금방 노출될 줄은 몰랐다(웃음). 관객들이 보시기에 기운빠질 수 있으니 그 점은 염려스럽긴 하다. 하지만 '베테랑2'에서는 빌런의 존재보다 어떻게 인물들이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박선우가 저지르는 일들이 미치는 파장과 반응, 그를 마주하는 형사들의 딜레마가 중요하다. 박선우의 존재에 포커스가 잡히면 본질적인 의미보다 지엽적인 성격에 빠질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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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요주제인 '사적복수'에 대한 모호함은 어떠한 의미?

▲'베테랑2'의 핵심 중 하나다. 이 영화의 각본을 만들 때부터 답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과학발전 속에서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질문들이 있고, 그를 통해 인간은 발전하고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것은 사회통념과 상식, 정의다. 실제 작품을 준비하는 와중에 영화로 표현할 정도로 분노했던 이슈들의 결과가 사실 정반대의 상황임을 알았을 때, 자기합리화를 하는 제 자신을 느꼈다.

그러한 상황과 질문들을 서도철을 통해 공유하면서, 그 생각들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가 컸다. 또한 전작을 사랑해주신 분들이나 젊은 관객들에 대한 신선한 제언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베테랑' 1편 대비 명확하지 않은 선악대비, 기존 팬들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는데?

▲베테랑 첫 편의 톤을 따라 더 잘 만들어진 영화들이 충분히 있기에, 답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소위 '사이다' 장르에 있어서 마냥 단순응징보다는 그러한 결말을 향하는 데 있어서의 새로운 시선들을 보여주는 현실적인 작품이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도입부의 소동극은 1편과는 다른 문법에서 올 충격을 상쇄하고자 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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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우 역으로 정해인을 발탁한 배경은?

▲작품이나 연기를 봤을 때 정해인 배우의 선량한 이미지 안에 들끓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제 정해인 배우도 스스로 질서를 지키고 피해를 안끼치려는 마음이 큰 사람이라, 통념에 어긋나는 일들을 접했을 때 쉽게 분노하고 그를 스스로 누르는 게 크더라. 그러한 지점이 박선우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배우 복이 좋았다 싶다.

-박선우 캐릭터의 설정은?

▲사실 각본단계에서 '해치의 탄생'을 밝혀가는 장면이 있었지만, 형사로서의 전문성과 그 무게가 두드러질 수 있는 포인트를 위해 포기했다.

정해인 배우에게도 해치의 정의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연기해야 관객들에게도 그렇게 와닿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모호한 상황에서 느껴지는 큰 위협과 함께 감정적인 딜레마들도 자연스럽게 다가오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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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우가 도철의 아들 '우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았다. 어쩌면 우진이 또 다른 해치가 되는 등의 다양한 결과값을 낼 수도 있었을텐데?

▲재밌는 생각이다. 하지만 박선우가 우진을 향한 관심은 서도철의 약점을 쥐기 위함이다. 승진욕망도 있지만 일 중독에 가까운 서도철에 있어 유일하다시피한 약점이 우진이다.

다만 서도철을 위협하는 과정에 있어서 그가 생각보다 더 꼴통이고 팀원들과의 유대관계가 더 끈끈했다는 점은 간과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사람의 복잡성 또한 드러난다.

제 생각에 도철의 아들은 불완전하지만 가족구성원 속에서 사랑을 지니고 있고, 사과할 줄 아는 아버지를 둔 사람이다. 1편의 배기사 아들 또한 아버지의 희생을 바라봤던 사람이라 그렇게까지는 안갔을 것이다. 영화에서 해치는 돌아갈 곳이 없는, 민강훈(안보현 분)과 같은 일상이 파괴된 혼자다.

-거울을 활용한 회식장면의 표현은?

▲이번 '베테랑2'는 스필릿 필터를 활용해 관객들이 찾아보는 장면들로 만들고자 했다. 회식장면의 거울포인트는 이후 서도철의 내적 딜레마와 함께,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돌이키고 반성하는 모습들이 더욱 강조하기 위한 요소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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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를 되살리는 장면 의도는?

▲형사 서도철의 이미지를 규정짓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감정적이나 말로야 함부로 할 수 있지만, 직업적인 선과 원칙을 지키는 전문가로서의 고귀함을 보여준다.

사실 지금 사회에서 그러한 부분들이 쉽지 않을텐데, 그들을 조명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중 옥상액션신의 시퀀스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어떻게 준비했는지?

▲구로사와 아키라, 이명세 등 자연환경을 활용한 장면들은 매력적이고 또한 중요하다. 그전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적극 쓸 수 있게 됐다.

특히 남산을 배경으로 한 액션과는 달리 몸과 몸의 충돌만을 보여주게 되는 옥상신에서의 극적인 모습들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더욱 필요했다. 비 효과에 맞춘 슬라이딩 아이디어와 함께 무술감독님의 다양한 제안들을 많이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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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장면에 이어지는 3편의 가능성?

▲현재 서도철의 다음 여정을 향한 큰 그림은 나와있다. 아마 1편 중요인물 중 하나가 해치의 탄생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형태로 펼쳐질 것이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