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매물로 내놨던 미국 시카고 교외 대저택이 12년 만에 팔릴 예정이다.
17일(현지시간) 미 CBS 뉴스에 따르면 시카고 교외 하이랜드 파크에 있는 조던의 5202㎡(약 1573평) 규모 저택이 현재 '조건부 계약(contingent'으로 등록돼 있다.
조건부 계약은 매수자와 조던이 해당 주택을 사고 팔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하자 발견이나 대출 진행, 감정가 미달 등 조건에 따라 계약 파기도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매수자의 신원과 구체적인 구매 가격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앞서 조던은 2012년 이 저택을 매물로 내놨으나 12년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해당 저택은 초기 거래 가격이 2900만 달러(약 385억원)였으나, 팔리지 않자 3년 만에 절반에 가까운 1485만 5000달러(약 197억원)까지 가격이 내렸다. 또 영어와 중국어로 된 홍보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조던은 1990년대부터 약 20년 동안 이곳에 거주했으며, 지상 2층·지하 1층으로 되어 있다. 침실 9개, 화장실 19개, 서재, 영화감상실, 홈바, 흡연실, 실내·외 농구장, 실내·외 수영장, 체력단련실, 테니스장, 골프연습장, 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췄다.
주 출입구 게이트에 조던의 고유 등번호 '23번'이 대형 장식물로 붙어 있고 야외 퍼팅용 잔디밭의 깃발과 홈시어터 등 곳곳에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조던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다.
시가와 포커를 좋아했던 그의 취향에 맞게 담배 저장 설비와 포커 테이블도 설치됐으며, 시카고의 플레이보이 맨션에서 가져온 수족관이 있는 등 조던의 취향이 너무 많이 반영되어 평범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많은 투자자가 이 저택을 매입해 조던 박물관이나 콘퍼런스 센터, 콘도 등으로 개조하려고도 했지만, 제한적 주차공간, 미시간호와 3㎞나 떨어져 있는 등 입지 탓에 실패로 돌아갔다.
다만 조던의 저택은 그의 이름값 덕에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저택 출입구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며, 지난해에는 10대 청소년들이 유리창을 깨고 무단 침입을 시도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조던은 미국의 전설적인 농구선수로 NBA의 최고 부흥기를 이끈 주인공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호 순위에 프로 스포츠 선수 사상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은퇴 후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주로 살고 있으며, 여름에는 지중해에서 요트를 타고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